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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운호 의혹 수사] 최유정 교도소 소동에서 홍만표 구속까지… 드라마틱했던 48일
-‘전관’ 최유정의 고소장 접수가 발단

- 결국 전관예우 등 법조계 스캔들로

- 전관로비 실체 밝혀낼 지 수사에 주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 변호사에 이어 2일 전직 검사장 홍만표(57) 변호사가 결국 구속됐다.

최 변호사가 지난 4월 15일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48일 만에 홍 변호사까지 구속되며 법조계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 사건은 출발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상습도박죄로 구속수감된 기업인이 구치소 접견실에서 수임료 문제로 자신의 변호사와 폭행 시비를 벌였다가 피소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수임료를 놓고 변호인과 의뢰인간 벌어지는 다툼 정도로 여겨졌지만 정 대표가 건넨 수임료의 구체적인 액수와 최 변호사의 부장판사 경력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전관 변호사의 고액 수임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주일 뒤 정 대표 측 브로커 이민희(56) 씨가 항소심 부장판사를 상대로 정 대표 구명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법조 비리’로 확산됐다. 이후 정 대표의 도박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도 로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 변호를 맡았던 홍 변호사의 이름이 처음 거론됐다. 홍 변호사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검ㆍ경 수사단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전관예우 논란을 증폭시켰다.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전관의 법조로비 실태가 아이러니하게도 전관의 고소장 접수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홍 변호사는 이후 ‘몰래변론’과 부동산 투자까지 덜미를 잡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최 변호사의 ‘전화변론’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관예우와 더불어 변호사들의 탈세까지 수사선상에 올랐다.

본격 수사에 나선 검찰이 그간 자취를 감춘 최 변호사를 지난 달 10일 고향에서 체포한 데 이어 브로커 이 씨의 신병도 확보하자 사태는 급반전됐다. 이후 5년전 검찰을 떠난 홍 변호사까지 피의자로 불러들이면서 대중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검찰이 정 대표 도박사건에서 ‘무혐의 처분’(2014년)과 ‘형량 깎아주기 및 보석 적의처리’(2015년) 결정을 내린 사실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번 사건은 변호사 업계는 물론 법원과 수사기관을 아우르는 법조계 최악의 스캔들로 치달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세 가지로 좁혀진다.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또 다른 브로커 이모(44) 씨의 체포는 검찰의 우선 숙제 중 하나다. 그는 최 변호사와 투자사기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실질 대표 송창수(40) 씨를 이어준 브로커로, 송 씨가 건넸다고 주장하는 수임료 50억원의 진실을 밝혀줄 핵심인물이다. 오는 13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최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고액 수임료를 두고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전관 변호사가 실제로 법원과 검찰에 사건 청탁을 했는지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청탁 여부에 따라 현직 판사와 검사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이 ‘정운호 봐주기 논란’을 자초한 검사들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낼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 대표의 2014~2015년 도박사건을 담당한 해당 검사들에 대해 내부조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이 향후 내놓는 결과에 따라 이번 법조비리 수사에 대한 국민여론도 갈릴 전망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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