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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옥시보고서 조작의혹 호서대교수 소환 고강도 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이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측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유해성 실험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모(61) 호서대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 27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유 교수는 ‘학자로서 부끄럽지 않느냐’, ‘옥시 측으로부터 어떤 의뢰 받았나’, ‘사망자 다수 발생했는데 심경이 어떻나’, ‘왜 한 겨울에 문을 열고 실험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이 있는 내부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 들어선 다음서야 유 교수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유 교수는 국내 독성학계에서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말 옥시 직원 집에서 창문을 열어놓은 채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 독성실험을 하는 등 옥시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짬짜미 실험’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혐의는 배임수재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 교수는 당시 옥시 측으로부터 총 44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문료 명목으로 2400만원, 민ㆍ형사소송에서 옥시 측을 두둔하는 진술서를 여러 개 써주고 200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유 교수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재소환이나 신병 처리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옥시로부터 1200만원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간 인과 관계가 없다’는 내용으로 유해성 실험 결과를 조작한 조모(56) 서울대 교수를 구속기소했다.

한편 수사팀은 전날 신현우(68) 옥시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 씨, 선임연구원 최모 씨 등을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ㆍ상 및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다른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제조ㆍ판매자 오모(40)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이후 가습기 살균제 제조ㆍ판매 업체 대표를 기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대근ㆍ김현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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