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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빅3 CEO 그리스로…한척이라도…사즉생 수주전
세계 최대 선박 박람회 개최 5일을 앞두고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가 수주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해외 발주측 세계 1위 조선대국 한국의 조선업 구조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작은 흠이라도 발견해 가격을 낮추려는 발주측과 ‘우리는 문제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하는 한국 조선사들의 ‘일전(一戰)’이 벌어질 전망이다.

오는 5일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 등 회사 관계자 20여명은 그리스로 출국한다. 6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선박 박람회 ‘포시도니아’ 참석을 위해서다. 짝수년에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선박 관련 2000여개 업체에서 2만여명이 참석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임하는 이번 박람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채권단을 상대로는 ‘회사가 건재하다’는 점을 수주로 증명해야 하고, 발주측에는 ‘올해 10척이 넘는 선박을 적기에 완성해 인도를 마쳤다’며 건조 능력을 과시해야 한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다. 영업임원들과 회사 관계자등 모두 20여명의 인원으로 꾸려진 정예 인원들이 ‘의심’을 가진 발주측 인사들에게 기술력을 보일 전망이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도 박람회에 참여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자사의 선박 건조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3’보다 수주가 더 급한 중견 조선소 성동조선해양은 아예 노조측 인사들까지 총동원된다. 노사갈등 탓에 선박 건조가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키 위한 행보다.

그러나 수주 전망은 밝지 않다. 선박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만톤급 유조선 기준으로 2008년에는 1억5000만달러였던 선박가격은 올해 4월에는 절반 수준인 8700만달러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선박 수요를 급감시켰고, 중국 조선사들이 출혈 저가 수주를 이어가면서 선가가 급락했다.

여기에 국내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도 수주 걸림돌이다. ‘회사 앞날이 깜깜한데 배나 제대로 만들겠냐’는 발주측의 의구심을 조선사들은 풀어내야 한다. 수주를 한다하더라도 바짝 주머니를 조여닫은 주채권은행들이 RG(선수금환급보증)를 서줄지도 의문이다. 조선사들은 수주건을 들고 또다시 은행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예 박람회 참가를 포기한 조선사도 있다. 최근 매각이 불발된 SPP조선은 이번 박람회에 참가치 않는 것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회사 명운이 백척간두에 걸린 상황에서 한가롭게 박람회나 참여할 상황이 아니라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SPP조선 관계자는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봐서 불참이 유력하다. 수주가 문제겠느냐”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상 박람회는 도장을 찍는 자리다. 사전에 수주 계약을 어느정도 완성시켜두고 마지막에 최종의사결정권자들이 만나는 곳이 박람회다”며 “아직은 ‘빅3’ 모두 수주를 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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