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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인상 초읽기…쩐의전쟁②]‘내려야하나…’ 고민 깊어지는 이주열
경기부양 위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론 확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부양과 기업 구조조정 충격 완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려 내외금리차가 줄어들면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추기고, 우리 외환ㆍ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0%포인트(미국 상단 기준)다. 한은이 지난해 7월부터 기준금리를 연 1.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제로 수준이던 정책금리를 0.25∼0.50%로 인상하면서다.

[사진=헤럴드경제DB]

만약 Fed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0∼0.75%로 올릴 경우 한ㆍ미 기준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좁혀지게 된다.

연말까지 2차례 인상된다는 시장 예상을 따른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그 차이가 0.50%포인트까지 줄어들 수 있다.

문제는 미국 금리인상 신호가 강해지면서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경기 회복세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미니추경’ 등 정부의 경기진작 노력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근에는 금통위 내부에서도 금리인하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일부 금통위원은 “경제성장이 당초 전망에 비해 둔화되고 물가도 목표치에 못 미치는 지속될 상황에 대비해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이 위원은 “6월부터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영국 EU탈퇴) 등 불안요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선제적’인 금리인하 단행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금리인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시장에서는 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이다.

한 민간기관 연구위원은 “효과가 제한적이더라도 금리인하를 통해 성장세 회복을 뒷받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내외금리차가 줄어 국내 증시 등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한은 금리인하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우리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해 11월과 올 1월 사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8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금리인상은 내외금리차에 영향을 줘서 외국인 자금 유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금리 수준이 미국과 1대 1로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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