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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주는 4세기 백제의 철 생산ㆍ유통 중심지였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중원문화의 중심인 충주가 4세기 백제 철 생산지였던 사실이 1일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중원(中原) 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충주 칠금동 백제 제철유적 발굴조사’ 결과 탄금대 남쪽 경사면 지역(칠금동 392-5)에서 제련소 등 흔적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결과, 백제의 대표적인 원형 제련로(製鍊爐: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가마) 4기를 비롯해, 철광석을 부수던 파쇄장과 배수로, 추정 정련로(精鍊爐:제련로에서 만들어진 철 생성물을 또 한 번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가마), 불을 때던 각종 소성유구 등 일련의 철 생산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구들이 발견됐다. 이들 유구는 밀집도가 매우 높아 이 지역이 당시 철 생산단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충주 제철유적 제련소 흔적
▶제철 문화재 흔적 배치도

유적의 시기는 출토된 대형 항아리편 등으로 볼 때 대략 4세기대로 추정된다. 제련로와 가마에 바람을 불어넣는 송풍관(送風管) 등의 유물, 시기 등이 중원 지역 철기생산을 대표하는 진천 석장리 백제 제철유적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인접 지역의 탄금대 토성 내부에서도 철정(鐵鋌:철기를 만들기 직전의 철소재) 40매가 출토되어 이 지역이 진천과 더불어 백제 중요 철 생산 기지이자 수운(水運)을 통한 유통 중심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1호 제련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작업장 하부로 50㎝ 정도를 판 후 숯(5~10㎝)과 모래(30㎝), 점토(5~10㎝)를 차례로 채웠으며, 약 20㎝ 두께의 벽체의 외곽으로 단단한 점토를 덧대어 보강하기도 하였다.

4호 제련로에서는 제련로에 중첩된 구덩이 내부에 탄화목(炭化木)이 발견되었으며, 탄화목 위로 슬래그(Slag,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가 흘러내린 양상이 확인됐다. 이러한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앞으로 조업과정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굴지 전경
▶발굴된 철기조각, 슬래그, 제철도구조각

그리고 이번 조사에서는 동일 지역 내에 유구가 여러 층으로 축조된 점을 확인하였다. 기반층 위로 총 4회에 걸쳐 슬래그 등의 철 부산물이 토양과 함께 매립되었는데, 매립된 층마다 다시 가마를 만들어 사용하고 또 폐기하는 등 같은 위치에서 철 생산이 장기간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발굴성과는 오는 2일 오후 2시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제철기술 복원실험, 자연과학적 분석과 민속조사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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