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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드레일 강형동 대표 “나무열차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행복”
삼성 수석연구원·주성엔지 부사장 거쳐 나무완구 업체 설립



[헤럴드경제] 춘천시 강촌면. 경춘선을 달리는 청춘열차가 이따금씩 고요를 깨우는 고즈넉한 이 곳에 아이들의 꿈을 실은 장난감 나무열차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 나무레일 위를 빠르게 달리는 나무열차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워 오래도록 시선을 빼앗았다.

나무열차 완구업체 우드레일의 강형동(50) 대표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나무열차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 대표의 이력은 단순해 보이는 나무열차와는 반대로 화려해 눈길을 끈다. 독일에서 10여년 유학생활을 했던 그는 삼성전기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역임하며 박막관련 장비 및 공정을 개발해왔다.
 
강형동 우드레일 대표가 지난달 26일 강원도 춘천시 본사에서 자사의 제품인 나무열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다루는 정점의 위치에 있던 그가 난데없이 모든 지위를 내려 놓고 나무열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 때문이었다.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로 오랫동안 일해 왔는데,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행복한 사람들이 없었다. 내가 하는 작업이 과연 생산적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나도 행복하고 누군가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국내에는 제대로 된 친환경 장난감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12년 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직을 내려놓고 우드레일을 설립했다. 가족을 포함해 반대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독일에서 접했던 나무열차는 친환경적이고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고가라는 단점이 있었다. 


그는 나무열차의 이런 장점을 살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강 대표는 “유럽에선 장난감 소재로 나무를 많이 쓰는데, 국내에는 유독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나무열차는 장난감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완구여서 어느 정도 표준화가 이뤄졌다. 제대로 만들면 세계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드레일의 나무열차의 소재는 유럽산 너도밤나무. 단단할 뿐 아니라 부러져도 잔가시가 생기지 않아 아이들이 다칠 염려가 없다. 도색용 염료도 인체에 무해한 천연염료를 쓴다.

우드레일의 나무열차가 해외 제품과 비교해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레일이다. 형태가 고정된 기존의 나무열차 레일과는 달리 우드레일의 제품은 아이들이 원하는 모양으로 얼마든지 레일을 설계할 수 있는 게 특징. 이 레일로 특허등록해 기술력까지 인정받았다.

또 우드레일은 제품에 따로 설계도를 넣지 않고 판다. 아이들이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치라는 뜻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레일을 꾸미고 열차가 달릴 수 있게 한다.

우드레일의 매출은 아직 연간 800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 그러나 제품의 우수성을 전문가들이 먼저 알아봤다.

한국철도공사는 우드레일에 먼저 자사의 상표사용권 취득을 제안했다. 강원도도 관광기념품으로 우드레일 제품을 선정했다. 세계 최대 완구전시회인 독일의 뉘른베르크 장난감박람회도 우드레일에 먼저 초청장을 보냈을 정도.

강 대표는 “전 세계 아이들로 하여금 우리 나무열차를 가지고 놀게 하는 게 꿈”이라며 “나무열차 하나만큼은 세계에서 제일 잘 만드는 기업으로 각인되고 싶다”고 밝혔다.

춘천=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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