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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위제 논란’ 음악방송, 집계기준 제각각… 무엇이 다른가?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KBS2 ‘뮤직뱅크’가 음악방송 순위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가수들에겐 앨범 성공의 척도이고, 팬덤은 사활을 거는 음악방송 순위가 뒤바뀌며, 사상 초유의 순위 번복 사태에 벌어졌다. 순위제 폐지론이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 ‘뮤뱅’ 순위 논란, 무엇이 문제였나=지난 27일 KBS2 ‘뮤직뱅크(이하 뮤뱅)’생방송에서 AOA가 트와이스를 이기고 1위를 차지했다. 3일 후인 30일 ‘뮤뱅’ 측은 다시 트와이스로 1위를 정정했다. ‘뮤뱅’ 제작진은 이날 “음반점수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는 해명과 함께 “트로피를 트와이스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뮤직뱅크의 순위제도인 ‘K차트’는 디지털음원(65%)+방송횟수(20%)+시청자선호도(10%)+음반판매(5%)로 산출된다. 문제가 된 건 단 5%를 차지하는 음반판매 점수였다. 음반판매점수 집계 과정에서 트와이스는 224점, AOA는 1600점을 얻었다. K차트 합산 결과 총점 86점 차이로 AOA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추후 정정된 음반 점수는 트와이스 260점, AOA 1243점으로 AOA에게 약 400점 가까이 잘못 더해졌다.

‘뮤뱅’ 측은 “순위 집계를 담당하는 KBS 방송문화연구소의 집계 실수”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차지하는 비율은 작았지만 음반 판매 산출 오류로 트로피의 주인공까지 바뀐 셈이다.


KBS 방송 캡처

KBS 예능국 관계자는 “음악방송의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현재 순위 집계 방식은 노하우가 축적된 결과”라며 “순위에 민감하다 보니 공인패널을 통해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여러 가요 차트를 반영하는 등 체계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위제 폐지론에 관해서는 “실수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라며 “폐지는 얘기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 순위제 논란…과거 사례는?=순위제가 도마 위에 오른 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Mnet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이 1위 후보였던 엑소와 빅뱅을 두고 부정투표 논란에 휩싸였다. 팬들이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사전 투표에서 마감 시간 이우에도 투표가 이루어져 원성이 빗발쳤다. 같은 시기 SBS ‘인기가요’에서는 엑소와 빅뱅이 1위 후보에 올랐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방송을 종료했다.

2013년 4월에는 MBC ‘쇼 음악중심’에서 순위 집계 오류로 1위 수상자가 바뀐바 있다. 당시 1위 후보에 케이윌과 인피니트가 올랐으나 단 몇분 사이 1위가 케이윌에서 인피니트로 번복됐다. 급기야 ‘쇼 음악중심’은 순위제를 부활시킨지 2년 만인 지난해 말 순위제를 폐지했다.


M-net 방송화면 캡처

▶ 4사 순위제 어떻게 다른가=KBS, MBC, SBS, Mnet까지 대표적인 4사 음악방송 순위제는 산출 기준이 저마다 다르다. 때문에 가수뿐 아니라 팬들도 3관왕, 4관왕의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앞서 설명한 KBS2 ‘뮤뱅’과 순위제를 폐지한 MBC ‘쇼 음악중심’을 제외하고 보면 SBS ‘인기가요’는 음원점수(55%)+SNS점수(35%)+음반점수(5%)+시청자 사전투표 점수(5%)에 생방송 중 실시간 투표 10%를 더해 순위를 결정한다. 이 때 음원과 음반 점수는 가온 차트를 기준으로 한다. SNS 점수는 유튜브 공식 뮤직비디오 조회수, 시청자 사전투표 점수는 멜론 홈페이지와 앱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생방송 실시간 투표는 사전투표와 동일하게 멜론 홈페이지와 앱투표와 더불어 유료 문자 투표를 합산한다.


SBS 방송 캡처

Mnet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은 음원판매량(50%)+음반판매량(15%)+소셜미디어(15%)+선호도(10%)+방송점수(10%)에 역시 생방송 실시간 투표 10%를 합산한다. ‘엠카’ 관계자에 따르면 음원 판매량은 엠넷닷컴, 멜론, 지니, 벅스의 주간 음원 순위를 합산해 산출, 음반 판매량은 한터 차트가 기준이다. 소셜미디어 점수는 SBS ‘인기가요’와 동일하게 유튜브 공식 뮤직비디오 조회수로 따진다. 방송점수는 Mnet 채널에서 노출된 뮤직비디오와 출연 빈도를 따져 책정된다. 선호도의 경우 ‘엠카’ 홈페이지와 ‘앰넷 재팬’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투표와 리서치 전문 기관 마크로밀엔브레인이 1000명을 대상으로 선호곡을 조사한 결과를 합산한다. 마지막 생방송 실시간 투표는 오로지 유료 문자 투표로만 이루어진다.


MBC 방송 캡처

‘뮤뱅’의 경우 음반판매량을 산출하는 기준은 한터 차트 주간 판매량과 신나라 미디어, 핫트랙스 주간판매량의 합산이다. ‘뮤뱅’ 관계자에 따르면 디지털 음원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따로 조사한다. 온라인은 멜론, 벅스, 올레 뮤직, 소리바다 네 곳의 한 주간 곡 점유율을 책정하고 모바일 점수는 벨소리와 통화 연결음 다운로드 점수를 합산한다. 방송횟수는 한 주 동안 KBS TV와 라디오에 출연한 빈도수를 바탕으로 따로 집계된다. 시청자 선호도는 방송문화연구소에서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다양하게 공인패널 4만명을 매주 선정 해 가장 좋아하는 노래 3곡을 응답 받는다. 매주 약 2400여 명 정도가 응답을 한다고 한다.

한 음악방송 프로그램 관계자는 “순위가 민감하다 보니 각 방송사마다 심혈을 기울여 나름의 체계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위 기준을 보면 패널 조사를 실시해 선호도를 포함시키는 것부터 음원 판매량 역시 여러 음원 차트를 합산해 집계하고 있다.

공정한 순위제를 위한 방송사의 노고는 적지 않지만 가요기획사 관계자들은 “요즘은 음악방송 순위보다 음원차트가 주목도를 더 많이 받고 영향력도 크다”고 말한다. 정작 업계에선 음악방송의 순위가 상징성은 있으나 대단한 의미 부여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음원차트가 없었고 딱히 이렇다 할 만한 순위를 가릴 수 있을 만한 장치가 없어서 음악방송이 유일한 척도였지만 이제는 실생활에 더욱 밀접한 음원 차트가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다만 ”방송은 아무래도 여러 기준들을 세밀하게 집계하고, 방송사마다 기준도 달라서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음악방송이 전만큼 영향력이 덜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타이틀이기 때문에 1위를 하는 것과 안하는 건 다르다”고 말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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