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은행장들이 신년사에 “올해에는 점포를 00개 늘릴 것이다”라는 다짐은 이에 흘러간 옛 이야기가 되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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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국내 은행들의 점포 운영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2012년을 정점으로 감소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감소한 점포수가 420여 개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은 점포수를 크게 줄이지 않고 있는 반면, 시중은행이 점포수를 집중적으로 줄이고 있다. 시중은행은 최근 3년간 매년 100개 이상의 점포를 줄여나가며, 3년 사이 약 400여 개의 점포가 감소했다.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약 200여 개, KEB하나은행이 70개 줄였다.
점포 구조조정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중구, 서초구의 점포 감소가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2014년말 기준 국내은행 점포수는 총 7398개였으나 2015년말에는 7261개로 137개가 감소했다. 이 중 73%가 서울ㆍ경기 지역에서 줄었다. 특히 점포 수가 가장 많인 감소한 곳은 강남구(14개↓),중구(8개↓),서초구(7개↓)였다.
이 지역들은 타 지역에 비해 주민등록인구보다 사업체 종사자 수가 더 많고 점포 당 주민등록인구 및 사업체 종사자의 수가 적은 곳이다.
더구나 올해 연말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은행 점포를 빠르게 줄여야 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은행 거래의 구조 변화를 보면 점포를 빠르게 축소해 나가는 은행의 경영전략이 충분히 수긍이 간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에서 대면거래의 비중은 10.8%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창구에서 은행 직원과 얼굴을 마주보며 거래하는 비중이 10건 중 1건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채널 이용고객이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며,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점포수를 줄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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