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모 줄이는 V낸드 고수익
반도체 2분기 실적전망 ‘청신호’
평택 생산라인 구축땐 인텔 추월
“단가 하락폭보다 비용 하락폭이 더 큽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DS)의 2분기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밝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라인이 구축되면 세계 최강 인텔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를 상회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조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대비 10.2% 하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5620억원을 벌어 비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65% 급감했다. 마이크론은 400만달러 적자 전환했다.
반도체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반도체 D램 평균가격은 지난달 기준 1.31달러대로 떨어졌다. 2년전 3.5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3분의 1로 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삼성전자는 적지 않은 영업이익을 반도체 부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타 회사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이 적은 것은 기술력 덕분이다. 대표적인 것이 V낸드다. V낸드는 데이터 저장단위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속도와 내구성,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전력 소모량은 낮추는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V낸드는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내는 실적 효자로 자리 매김했다.
영업이익률도 좋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23.6%로 지난해 평균(26.9%)을 소폭 하회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이 15%대로 주저앉은 것과 다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것보다 생산 비용 하락폭이 더 크다.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실적은 1분기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도 좋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평택 1차 라인을 완공하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텔을 능가하는 반도체 업체가 될 것”이라며 “64단 3D낸드 추진으로 3D낸드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에는 비용 하락 요인이 추가로 발생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10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된 D램 제품 생산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로 반도체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단위다. 숫자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고 처리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탓에 경쟁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