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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설공주 신경전’은 시작일 뿐… 디즈니-완다 ‘엔터 G2’ 싸움 시작된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 28일 중국 장시성 난창시의 한 테마파크에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백설공주와 캡틴아메리카 캐릭터 복장을 한 이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으며 마치 디즈니랜드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완다시티’라는 이름의 이 테마파크는 중국 최대 부동산 그룹인 완다 그룹이 선보인 첫번째 테마파크다. 무려 32억 달러(3조8000억 원)가 들어간 이곳은 2㎢의 면적에 테마파크, 영화관, 수족관, 호텔, 쇼핑몰 등이 대거 들어서 있어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완다 그룹은 이곳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중국 내에서만 15개 테마파크를 개장, 명실상부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백설공주와 캡틴아메리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가 재를 뿌리고 나섰다. 디즈니 측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완다 시티에 의해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젠린 완다그룹 회장[사진=게티이미지]

이는 꽤나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간 디즈니 측은 완다 그룹의 도발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례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디즈니가 오는 6월 16일 상하이에 개장하는 디즈니랜드를 ‘호랑이 한 마리’에 비유하며, 중국 전역에서 개장하는 완다 그룹의 ‘늑대 때’(완다시티)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디즈니는) 기존의 상품들을 혁신 없이 복제하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그때마다 디즈니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확전을 자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디즈니가 지적재산권을 언급하며 완다 그룹을 견제하고 나선 것은 두 회사간의 경쟁이 커지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해석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구(新舊) 권력’ 간 알력 다툼이라는 것이다.

이 다툼은 당장으로서는 61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관광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내수와 서비스 산업 주도 성장을 노리고 있는 중국 정부는 중산층이 성장하면 2020년에는 관광 시장 규모가 두 배로 커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디즈니 역시 55억 달러(6조5300억 원)를 들인 디즈니랜드를 상하이에 세우려는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 간의 싸움은 머지않아 전 세계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완다 그룹은 2020년까지 해외에도 3~5개의 테마파크를 세운다는 방침인데, 이를 통해 2020년 2억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세계 최대 관광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테마파크만이 아니다. 두 회사는 영화산업에서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완다 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와 카마이크(CARMIKE)를 인수해 북미 최대 극장체인으로 부상했으며, 호주 영화체인 호이츠(HOYTS)도 인수했고, 얼마 전에는 미국 영화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사들여 세계적인 영화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두 회사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놓고 전쟁을 벌일 날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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