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삼성전자는 C랩의 5개 기업 18명이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스타트 기업을 설립해 본격적인 비즈니스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스타트업 기업 설립 제도(C랩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 9개의 우수 C랩 과제를 선발해 창업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5개 과제가 새로 창업한 것이다.
C랩 과제의 성공적 수행으로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게 된 삼성전자 임직원 18명이 창업 성공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웰트’, ‘아이디어 프린터’, ‘삼성단열’, ‘세이프에너지코스트’, ‘락사’ 소속 직원들. |
이번에 스타트업 기업으로 독립한 5개 과제는 비만 및 과식을 관리해 주는 스마트 벨트 ‘웰트(WELT)’, 아이디어나 메모를 포스트잇으로 간단하게 출력해 주는 ‘아이디어 프린터(Idea Printer)’, 스마트폰 잠금해제로 사진을 관리하는 앱 ‘락사(Locksa)’, 미국 및 일본향 최적 전기요금제를 추천해 주는 지능형 서비스 ‘세이프 에너지 코스트 (Safe Energy Cost)’, 세계 최고의 단열 효율을 가진 진공단열재 ‘삼성단열’ 등이다.
삼성전자는 내부 기술평가 및 외부 벤처투자(VC)의 가치 평가를 거쳐 외부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이들 5개 과제 18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다음달 1일자로 독립, 스타트업 법인을 설립한 뒤 올 하반기 시장 출시를 목표로 상품화 완성과 마케팅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해 구현하기 위해 2012년 말부터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C랩 아이디어로 채택되면, 1년간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아이디어 제안자가 리더가 되고, 근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유연하고 수평적인 환경에서 아이디어의 사업화에만 집중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기업 추진을 통해 전 임직원의 도적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숨은 인재들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외부와 소통하는 계기 또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 대상자들은 창업 이후 삼성전자의 역량과 네트워크, 각종 경영노하우를 컨설팅 형식으로 지원받게 되며, 창업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재입사를 원할 경우 다시 회사로 복귀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스핀오프한 9개 회사들은 치열한 스타트업 환경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을 개발한 스왈라비와 블루핵은 최근 구글플레이에 정식 서비스를 런칭했고, 웨어러블 기반 신개념 통화 UX를 개발한 이놈들연구소는 C랩 출신 스핀오프 기업 최초로 해외 유망 벤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재일 삼성전자 DMC연구소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올해 4년차를 맞이한 C랩은 현재까지 130여 개의 과제가 진행됐고, 480여 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며 “이 중 40여 개 과제는 사업부로 이관돼 상품화를 위한 개발이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CES, MWC 등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우수 C랩 과제를 잇달아 공개하며 실제 비즈니스와의 연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C랩을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해 지난 5월 초에 수원사업장 센트럴파크에 C랩 전용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 C랩은 과제 성격에 따라, 센트럴파크 C랩 공간과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 R&D캠퍼스로 이원화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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