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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지지율 반등·대권레이스 가열…潘 행보에 정치권 ‘요동’
새누리, 더민주 제치고 지지율 1위 회복
文·安, 반기문과 대선경쟁 조기 과열
충청+TK 연합 정계개편도 설득력 높아져
UN사무총장 임기중 대권행보는 논란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5박 6일간 방한 일정이 30일 끝난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반 총장의 말 한마디, 행보 하나마다 국내 정치권이 요동쳤다. 3개의 효과와 1개의 논란으로 요약된다. 반 총장의 대권 행보는 단기적으로는 새누리당 지지율의 반등을 가져왔고, 국내 정치권에는 향후 조기 대권 레이스와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세계 대통령’이라는 현역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재임 기간 중 일국의 대권을 노린 행보는 부적절하다는 논란도 함께 제기됐다.

먼저 ‘반기문 효과’로 새누리당이 오랜만에 웃었다. 30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그래도 보수 정당의 가치를 더 많이 (갖고) 본인이 (대권) 의지를 가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돼 줄 수 있는 정치 행보를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30일 발표한 설문조사(23~27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1.7%포인트 오른 30.1%로 집계돼 더불어민주당(26.4%)을 제치고 1주일 만에 다시 1위를 회복했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도 한 주 전보다 1.6%포인트 오른 33.9%를 기록했다. 반면, 더민주의 정당지지율과 문재인, 안철수 두 야권 주자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내년 대선까지는 1년 7개월 가까이 남았지만, 여야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방한을 계기로 차기 대권 레이스가 예상보다 일찍 가열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 총장이 대권까지 정국의 ‘상수’가 되면서 여권 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8일 부산 당원들과의 산행에서 “8월 말 전당대회까지는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지금처럼 정중동으로 시민을 만나고 다닐 생각이다. 그 시기가 지나면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9일 서울 합정동의 강연에서 “추락하는 분들을 보며 깨달은 게 있다, 새로운 일을 했을 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과대평가되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 실력과 상관없이 주위 평가가 내 실력인 줄 알고 같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그때 망가진다”고 했다. 두 야권 대선주자들은 반 총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했지만, 향후 그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반 총장 방한 이후 한층 복잡해졌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이 여권 내의 계파구도를 어떻게 바꿀지와 여야를 막론한 지역별 연합구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핵심이다. 애초 여당내에선 ‘친박 당권+반기문 대권’구도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치권에선 반 총장이 친박만의 후보로 등판하겠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래선 성공가능성도 없다고 보고 있다. 비박계에선 반기문 대망론을 반기면서도 그가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당헌ㆍ당규에 따른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위기다. 반 총장이 ‘싱크 탱크’ 형태로 세 모으기가 가시화되면 친ㆍ비박계의 이합집산도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반 총장이 김종필 전 총리 예방(28일)과 경북 안동 하회마을 류성룡 고택 방문(29일) 등 행보로 ‘충청+TK(대구ㆍ경북)’의 지역 연합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재임 성과 평가와 맞물려 논란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임기를 6개월여나 앞둔 현역으로서 퇴임 후 일국의 대권 도전을 강력하게 시사한 엿새간의 행보를 두고 벌써부터 국내외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형석ㆍ장필수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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