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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부모님께 ‘GPS 배회감지기’ 마련해 드리세요”
여주署 실종전담 최종일 경장
관내 노인정 등 돌며 보급 앞장
“실종시 바로 위치 추적돼 수월”



지난 3월 15일 오후 경기 여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실종 담당자인 최종일(37) 경장에게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읍내 정형외과에 나왔다 잠시 계산하는 사이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 원모(84) 할아버지가 사라졌다는 부인 강모(82ㆍ여) 할머니의 전화였다.

신고를 받은 최 경장은 지난 1월 직접 방문해 원 할아버지에게 전달했던 배회감지기의 GPS 실시간 추적 기능을 떠올렸다. 해당 기능을 활용해 최 경장은 원 할아버지가 사람이 붐비는 5일장 내 한 장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까운 파출소에 출동 요청한 끝에 발견해 원 할아버지를 무사히 귀가시킬 수 있었다.
근무 중인 경기 여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의 최종일 경장. [사진제공=여주경찰서]

요즘 최 경장은 원 할아버지와 같은 치매 노인 20명을 관리 중이다. 지난해 10월 등 수차례 가출해 실종됐다 발견돼 귀가한 적 있는 원 할아버지를 보며 실종 시 쉽게 행방을 찾아 보호할 수 있는 배회감지기 보급에 관심을 갖게 됐다.

휴대전화처럼 고유의 번호를 갖고 있는 배회감지기는 보호자 등이 이 번호로 전화하면 문자메시지로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장기요양보험 대상인 치매 환자 중 홀로 움직일 수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배회감지기 보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역시 실종 치매 노인이 발생할 경우 최일선에서 직접 수색에 나서다 보니 배회감지기 보급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경기경찰청(현 경기남부경찰청)과 충북경찰청은 해당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SK하이닉스, 경기ㆍ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공동으로 배회감지기를 관내 치매 환자들에게 보급했다.

최 경장은 지난 1월부터 관내를 직접 뛰어다니며 실종 가능성이 있는 치매 노인 19명에게 배회감지기를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최 경장은 “안내문과 신청서만 해당 노인에게 보낸 뒤 사후 관리를 하지 않는 현행 방식으로는 배회감지기를 보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월부터 관내 45개 노인정 방문, 이장협의회 10회 참석 등 현장을 돌며 관련 사업을 홍보했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노인들을 위해 복잡한 신청 절차를 대신 해 주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를 보급하면서 경찰 업무도 효율적으로 바뀌었다는게 최 경장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 치매 노인 실종 사고 접수 시 최소 100여 명의 병력이 동원돼야만 했던 수색 작업이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배회감지기 도입 이후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무상 지원이 아닌 임대(월 3480원) 형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다보니 배회감지기 가입률이 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최 경장. 그는 “더 많은 예산 확보를 통해 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치매 노인들이 비용 부담없이 (배회감지기를)사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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