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7시 30분 경 정모(45)씨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내 한 환전소 앞에서 노점 음식을 사먹으며 환전소 주인의 동태를 살폈다. 그가 노리는 것은 환전 소 내 총 3400여만원의 원화와 외화가 든 가방. 그는 주인이 자리를 뜰 때까지 끈질기게 주변을배회했다.
드디어 주인이 자리를 뜬 것은 약 2~3분 가량. 물을 사러 가면서 잠깐 문을 잠그는 것을 잊은 채였다. 정 씨는 부리나케 가방을 들고 도주했다.
택시를 타고 이태원의 한 환전소로 간 그는 훔친 돈 중 달러화와 엔화 등을 환전한 뒤 지인에게 빌린 빚을 갚았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사건 전날 다른 지역 환전소를 사전에 둘러보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가방을 훔치기 직전에는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인상착의를 바꾸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정씨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지는 못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CCTV 등을 분석해 정씨가 범행 전날 중구 신당동의 휴게텔에서 나와 이동하는 장면을 확보하고 이 휴게텔 주변에서 잠복한 끝에 22일 정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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