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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이제이’ 탈레반으로 IS 격퇴 나선 이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이란 정부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탈레반과 손잡은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포린폴리시는 26일(현지시간) 탈레반의 점령지역에 이란이 아프니스탄의 텔레반 점령지역인 아프가니스탄 서부 국경 인근의 안보를 강화하고자 병력을 투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의 점령지역을 정복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에 협조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그렇다고 이란이 탈레반과 친선관계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이이제이’. 탈레반을 방패막으로 삼아 IS의 세력확장을 막겠다는 계산이다. 유럽연합(EU)의 아프가니스탄 특별대사인 프랜즈미셀 멜빈은 “이란이 IS의 영토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세력과 손을 잡고 있다”며 “탈레반 병사와도 협력하기 위해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서구권의 국방관계자는 이란 정부가 최근 이란 동부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서부지역의 탈레반 부대에 소액의 자금과 무기 일부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아흐타르 만수르를 암살하는 등 IS뿐만 아니라 탈레반 무장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점령지역에 공격을 가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의 안정과 주권, 그리고 질서를 위해 이란이 아프가니스탄과 국제사회에 직접 협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커비는 “그 어느 정부도 탈레반을 지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계 언론 알자지라와 아프간ㆍ파키스탄 전문매체인 간다라는 22일 만수르의 여권에 이란 비자가 찍혀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란이 IS를 견제하기 위해 만수르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한 소식통은 간다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중동과 서아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수니파의 세력 확장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며 “IS를 저지하기 위해 만수르와 손을 잡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이 미국의 대(對)테러 연합과 협력하지 않는 것은 자국 안보 측면에서 향후 불이익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버넷 루빈 전 아프가니스탄 대사는 말했다. 그는 FP에 “미국이아프가니스탄 정세를 주도하게 되면 그것이 궁극적으로 자국에게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게 이란 정부의 생각”이라며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탈레반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IS는 최근 미국이 주도한 공습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내 점령지역의 20%와 45%를 각각 잃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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