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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권레이스 불 당긴 반기문…朴 대통령과 사전교감?
당권은 최경환구도로 권력이동
조기 대선정국에 레임덕 가속



‘대권 반기문, 당권 최경환’으로 여권 구도가 흘러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도모한 구도인지, 차기권력들이 그린 그림인지는 미지수다.

25일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한국을 찾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ㆍ유럽 순방을 위해 해외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전날엔 정진석 새누리당 대표가 ‘친박’(親박근혜)과 ‘비박’(非박근혜)의 대표자인 최경환 의원,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나 ‘단일성 지도체제’에 합의했다. 또 이날 반 총장은 25일 제주에서 열린 관훈클럽초청 토론회에서 대선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써 강화되고 단일화된 권한의 당대표를 친박이 맡아 여당을 이끌고, 당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정권재창출은 반 총장에 맡긴다는 시나리오의 ‘밑그림’은 일단 완성됐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26일 오전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가운데)이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반총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의무를 준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문제는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의 차기 권력구도에 대한 구상이다. ‘대권 반기문, 당권 최경환’ 구도로 본인의 레임덕을 감수하면서까지 박 대통령이 직접 이런 밑그림을 그렸겠느냐는 것이다.

일단 박대통령-반 총장-최 의원을 잇는 고리는 정 원내대표였다. 정 원내대표는 최 의원, 김 전 대표와 3자회동을 제안하고 주도한 데 이어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을 배웅했으며, 곧바로 제주로 날아가 반 총장과 한 테이블에 앉았다.

당장, 반 총장의 ‘친박 대통령 내정설’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새누리당의 친박 대통령 후보로 ‘내정’ 돼 있다”며 “당권(킹메이커)-최경환, 대통령-반기문 구도”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 9월) 미국 방문 시 박근혜 대통령이 반기문 총장에게 권유했을 거라는 추측도 있고, 믿음도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같은 추측은 박-반-최를 잇는 고리가 되고 있는 정 원내대표의 행보 말고도 친박계 의원들의 발언으로도 힘이 실린다.

친박계 안홍준 의원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의지를 101%라고 본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반총장의 출마가) 내년 대선에 있어서 상수”라고 했다. 25일 제주포럼 행사에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후 영향력 강화를 위한 원모(遠謨)라는 시각에 대해 지나친 추측이라는 반론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은 변수일 뿐 반 총장의 권력의지가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력한 주자가 부재한 가운데에서도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여권의 잠룡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박 대통령이나 친박계가 반 총장으로 성급히 결론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총장이 입국하고 박 대통령이 해외로 떠난 상황은 향후 여권에서의 대권ㆍ당권 논의가 불붙을수록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는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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