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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 훈계야?” “짤리고 싶어요?” 흔들리는 교권
초중고 하루평균 11건 발생
폭언·욕설에 성희롱까지
일부는 툭하면 경찰신고도



10대들의 무서움은 학교 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학생들에 의한 교권침해는 모두 1만3000여건에 달해 하루 평균 11건이 발생하고 있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3년동안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모두 1만2785건으로 조사됐다. 폭언ㆍ욕설이 84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업진행 방해 2563건, 교사 성희롱 249여건, 폭행 240건, 기타 1318건 등이다.

특히 교사 성희롱은 지난 2013년 62건에서 2014년 80건, 2015년 107건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교직원 화장실에서 여교사를 몰래 카메라로 찍으려다 적발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중학교에 비해 교권침해 사례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만 모두 1888건의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 초등학교(43건)나 중학교(1415건) 보다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A(37) 교사는 “쉬는 시간에 떠들고 있는 아이에게 장난으로 툭 건드렸는데 그 학생이 ‘때리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말해 정말 황당했다”며 “심지어 옆반 교사는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을 훈계했다가 학생들의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 교사가 웬만하면 학생과의 갈등을 속으로 삭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학생들에 의한 교권 침해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실제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 말고도 상담 문의가 많다”며 “교권 침해를 당하고도 공개하지 않는 교사들도 있어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국어교사인 B(42) 씨는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은 기본이고 버릇없는 행동은 웬만해선 눈감고 넘어가는 게 일상”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가정교사 C(35) 씨는 “한 아이가 가정수업시간에 수학공부를 하고 있어 나무랬더니 우리 아빠가 ○○○인데 학교 짤리고 싶냐고 말해 말문이 막혔다”고 했다.

‘어느 학교가 서울 상위권 대학을 몇명 보냈다’ 혹은 ‘누구 선생님이 학생부를 잘써준다’ 등 학교와 교사의 자격이 대학 진학 성과로 대변되면서 교사는 단지 ‘진학 도우미’로 전락하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교단에 서 있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폭언ㆍ폭행 등 직접적인 교권침해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교편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교사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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