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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50대기업 투명성 조사 ①] 50곳 중 세계 투명성 기준 ‘매우 좋음’은 全無
-한국투명성기구 조사, “한국 기업에겐 너무 먼 ‘글로벌 스탠더드’”

-2013년 기준 국내 매출 상위 50개 기업 대상…1위 한전도 67점에 불과

-지명도 있는 농협금융지주,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효성 등 하위권

-강제적 정보공개엔 적극적…공시 이외 자율적 부문에선 깜깜이

-EUㆍOECD 등 선진 국제 협력체, 자율적 정보공개 유도 가이드라인 속속 내놔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투명성 부문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공시 필수 요소 등 강제적 항목에 대한 정보공개는 활발했지만 세금 납부 내역이나 사회적책임 등 자율적 항목에 대한 투명성은 글로벌 기준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6일 한국투명성기구가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기준에 맞춰 매출 상위 50개 기업(2013년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기업 정보공개투명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우 좋음’에 해당하는 80점 초과(100점 만점) 기업은 국내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좋음’(80점 이하, 60점 초과)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은 한 곳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1위는 ‘좋음’ 등급에 해당하는 67점을 받은 한국전력공사가 차지했다. 이어 2~5위는 포스코(60), LG디스플레이(57), 롯데쇼핑(55), SK이노베이션ㆍ에쓰오일(54)이 각각 차지했다. 한편 최하위인 50위에는 KDB산업은행(23)이 이름을 올렸고, 농협금융지주(37위ㆍ36), 삼성물산(37위ㆍ36), 현대모비스(44위ㆍ29), 현대자동차(48위ㆍ25), 효성(48위ㆍ25) 등이 하위권에 위치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투명성 부문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투명 관련 이미지.



이처럼 국내 주요기업들의 투명성이 전반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데는 강제적 정보 공개가 명시된 항목 이외에 자율적 공개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사에서 50대 기업들이 특히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바로 ‘국가별 보고’다. 이 항목에는 ▷국내를 포함해 세계 각국 사업처 현지 수익 ▷세금 납부 내역 ▷기부나 기업의 사회적책임 공개 등이 담겨 있다. 이 부문에선 9개 기업(한국전력공사ㆍSK이노베이션ㆍLG전자ㆍ현대화재해상보험ㆍ하나금융지주ㆍ삼성전자ㆍ이마트ㆍ대한항공ㆍ현대자동차)을 제외한 41개 기업이 0점을 받았다.


국내 매출 50대 기업(2013년 기준)의 투명성 전체점수 등급별 현황표. [자료제공=한국투명성기구]

그나마 국내 기업들은 자회사ㆍ협력회사ㆍ제휴회사와의 관계나 합작 투자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정도를 나타내는 ‘기업 조직의 투명성’ 부문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으며 만회했다.

이상학 한국투명성기구 상임이사는 “국내기업공시제도 등 정부가 강제하거나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항목에 대한 정보 공개에 대해선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외 사안에 대해서는 극도로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기업의 경영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은 세계 시장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중인 국내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했다.


국내 매출 50대 기업의 부패방지 프로그램(ACP), 조직 투명성(OT), 국가별보고(CBC)에 대한 항목별 투명성 지수와 종합 점수. 한국투명성기구는 이 자료를 토대로 순위를 매겼다. [자료제공=한국투명성기구]

실제로 유럽연합(EU)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선진 국가들은 최근 기업의 소유 관계나 영향력, 해외 투자 시 각국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혜택 등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투명성기구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최종 목표는 기업을 일렬로 줄세워 각종 제약과 사회적 비판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 정보 공개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잘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고 다른 기업들이 따라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투명성기구는 매출 상위 50개 기업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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