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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관리앞둔 STX조선해양, 3년 간 4조5000억원 ‘밑빠진 독에 물 붓기’
[헤럴드경제]‘구조조정 하려면 제대로’

STX조선해양이 3년 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4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조조정 실패사례’의 전형으로 남게 됐다.

한 때는 세계 4위 조선업체로 올라서며 강덕수 전 회장의 샐러리맨 성공신화까지 부각된 STX조선해양이었지만 이제는 재기를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2013년 자율협약을 신청했을 때 STX조선은 이미 유동성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후 3년이 지났지만, STX조선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지원을 계속했다.

채권단이 공동관리 이후 지원한 신규 자금만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도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은 2조원을 출자전환했고, 기존 채권 4조원에 대해서도 상환을 유예해줬다. 수입 원자재에 대한 지급보증(L/C) 규모도 3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런 지원에도 STX조선은 지난해 182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정기실사 이후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매출액 증가세를 예상할 정도였다.

그러나 재실사 이후 25일 처리방안에서 “2015년 연말 이후 신규 수주가 전무한 데다 전례 없는 시황 악화로 현재의 경영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수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달 말 부도 발생이 불가피해 자율협약을 중단하고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실사와 판단에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무리한 지원’이라는 주장은 채권단 내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4000억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질 때 우리ㆍKEB하나ㆍ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탈퇴했다. 그 결과 채권단에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등 국책ㆍ특수은행만 남았다.

하지만 국책은행에서도 이를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처음 STX조선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 직후 홍기택 당시 산업은행 회장은 당국에 손실보전과 면책 보장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보전하거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기업 특혜 논란과 감사원 감사 등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부적 판단에도 정치적 이슈에 밀려 지원을 지속했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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