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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7 정상들, 이세신궁 참배할까
정상회의 개최지 결정 주요 이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이세시마 회의)를 앞두고 정상 전원이 일본 창세신화의 핵심인 이세(伊勢) 신궁에서 참배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4일 G7 정상 전원이 이세신궁을 방문해 정식 참배 양식인 ‘미카키우치(御垣)참배’를 어정전(御正殿)에서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이자, 일왕의 기원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御神)를 모시는 신사다. 우리나라의 단군신앙의 유적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과거 일본의 막부시대 붕괴를 이끈 일본 유훈세력은 '일왕(천황)' 중심의 일본제국을 구축했다. 패전으로 일본제국이 붕괴하면서 일왕의 인간선언은 '국체'(國體)를 중심으로 구축된 일본의 정치사상의 자존심을 뿌리 뽑았다. 일본의 우파세력이 '일왕'중심의 국가체계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 보수세력에게 있어 일왕은 국체를 중심으로 세계를 다스린다는  '팔굉일우'(八紘一宇)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일왕을 신격화하는 출발점에 일왕의 기원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는 이세신궁이 있는 것이다.  


G7 정상회의 개최지가 이세시마로 정해진 순간부터 정상들의 이세신궁 방문을 추진하기 위한 일본 당국의 노력이 시작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해 6월 “이세시마 지역이 정상회의 개최지가 된 열쇠는 ‘이세신궁의 장엄함’과 ‘전통 일본거리의 풍경’ 등 일본의 전통과 문화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5일 이세신궁을 참배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산케이(産經)신문]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당시 이세시마가 “일본의 영성을 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이세신궁의 독특한 공기를 외국 정상들도 느끼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G7 정상회의 개최지를 결정하는 직접적인 계기에는 지난해 1월 5일 이세신궁 참배가 있었다. 이세신궁을 참배하던 중 아베 총리는 “손님을 초대하기 좋은 장소”라고 말해 내각 관계자가 이세시마 지역을 관할하는 미에(三重)현 지사에게 “정상회의 개최지로 출마신청하라”고 조언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지난 12일 미에 현의 지자체는 26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세신궁에 일반인의 출입과 참배가 금지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미카키우치 참배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이세신궁 내궁의 어정전을 둘러싼 담장 안쪽에서 진행하는 참배 행사다. 두 번 고개 숙여 절하고 두 번 박수친 다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절하는 방식인 ‘니하이 니하쿠슈이치하이’(二二拍手一)라는 일본 전통 예법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정식 참배’로 분류된다.

하지만 각국 정상들은 이 ‘니하이 니하쿠슈이치하이’ 방식을 취하지 않고 내궁 어정전에서 자유롭게 배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초 각국 정상들은 아베 총리의 안내를 받아 가벼운 방문형식으로 이세신궁을 둘러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베 총리뿐만 아니라 일본 정치인들의 이세신궁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이세신궁 참배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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