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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7 정상들, 日 우파들의 성지 ‘이세시마 신궁’ 참배하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이세시마 회의)를 앞두고 정상 전원이 일본 창세신화의 핵심인 이세(伊勢) 신궁에서 참배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4일 G7 정상 전원이 이세신궁을 방문해 정식 참배 양식인 ‘미카키우치(御垣内)참배’를 어정전(御正殿)에서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이자, 일왕의 기원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御神)를 모시는 신사다. 우리나라의 단군신앙의 유적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과거 일본의 막부시대 붕괴를 이끈 일본 유훈세력은 '천황' 중심의 일본제국을 구축했다. 이후 패전으로 일본제국이 붕괴하면서 '천황'을 인간으로 명시한 '일왕'체제가 이뤄졌다. 그런데 일본의 우파세력은 여전히 '일왕'중심의 국가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세신궁은 신토 신앙을 대표하는 장소로, 일왕을 신격화하는 대표적인 장소다.  이세신궁이 ‘국가 번영’과 ‘세계 평화’ 등 거시적인 소망을 기원하는 일본 우파들의 성지(聖地)로 꼽힌다.
 
영국의 더 이코노미스트지는 19일 아베 내각이 이세시마 정상회의에서 이세신궁 방문을 통해 일본 우파세력을 단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 5일 이세신궁을 참배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산케이(産經)신문]

G7 정상회의 개최지가 이세시마로 정해진 순간부터 정상들의 이세신궁 방문을 추진하기 위한 일본 당국의 노력이 시작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해 6월 “이세시마 지역이 정상회의 개최지가 된 열쇠는 ‘이세신궁의 장엄함’과 ‘전통 일본거리의 풍경’ 등 일본의 전통과 문화였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당시 이세시마가 “일본의 영성을 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이세신궁의 독특한 공기를 외국 정상들도 느끼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G7 정상회의 개최지를 결정한 직접적인 계기에 지난해 1월 5일 이세신궁 참배가 있었다. 이세신궁을 참배하던 중 아베 총리는 “손님을 초대하기 좋은 장소”라고 말해 내각 관계자가 이세시마 지역을 관할하는 미에(三重)현 지사에게 “정상회의 개최지로 출마신청하라”고 조언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지난 12일 미에 현의 지자체는 26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세신궁에 일반인의 출입과 참배가 금지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미카키우치 참배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이세신궁 내궁의 어정전을 둘러싼 담장 안쪽에서 진행하는 참배 행사다. 두 번 고개 숙여 절하고 두 번 박수친 다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절하는 방식인 ‘니하이 니하쿠슈이치하이’(二拝二拍手一拝)라는 일본 전통 예법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정식 참배’로 분류된다.

하지만 각국 정상들은 이 ‘니하이 니하쿠슈이치하이’ 방식을 취하지 않고 내궁 어정전에서 자유롭게 배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초 각국 정상들은 아베 총리의 안내를 받아 가벼운 방문형식으로 이세신궁을 둘러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베 총리뿐만 아니라 일본 정치인들의 이세신궁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이세신궁 참배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산케이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서로 이해하는 것은 외교에 있어서도 도움이 된다”며 “이세신궁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정신과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24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메이지(明治)신궁을 참배했다고 관심있게 보도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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