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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극우의 최전선이 된 오스트리아…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2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선 결선 투표는 ‘오마바와 트럼프의 대결’로 불렸다. 무소속 알렉산더 판데어벨렌(72) 후보가 난민에 우호적인 진보 성향을,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난민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판데어벨렌의 승리가 되기는 했지만, 이번 선거를 ‘극우파의 패배’라고 해석하는 이는 없다. 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극우파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도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이처럼 극우 돌풍이 불었던 것은 난민 거부 정서가 가장 큰 이유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인구 860만명의 오스트리아에는 지난해에만 9만명의 이민자가 유입돼 왔다. 1%가 넘는 수치다. 여기에 국민당과 사민당 대연정이 교육, 실업 등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불만이 쌓인 것도 원인이 됐다.




오스트리아에서 극우의 인기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오스트리아는 1990년대부터 유럽에서 극우 정당이 가장 인기를 누렸던 국가였다. 자유당은 1999년 10월 있었던 총선에서 27% 이상을 득표해 원내 2당으로 약진했고, 이듬해에는 국민당과 자유당이 연정을 하기도 했다. 이에 서방 국가들이 줄지어 오스트리아와의 국교를 단절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최근의 인기가 더욱 도드라지는 것은 노르베르트 호퍼 개인의 매력이 국민들을 끌어들인 탓도 있다. 극우파는 보통 과격한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호퍼는 현지에서 ‘사슴의 눈망울을 가진(doe-eyed)’ 사람으로 통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비록 한국에서는 그를 ‘오스트리아의 트럼프’라고 부르며 그가 평소 총을 차고 다닌다는 등의 과격한 이미지를 소개하고 있지만, 오스트리아 현지에서는 훨씬 부드럽고 친절한 이미지의 정치인으로 각인돼 있다. 그의 선거 슬로건도 “때묻지 않고, 정직하고, 선량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자유당의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힘이 됐다. 정치전문가 토마스 호퍼는 “호퍼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톤으로 자신을 드러내 자유당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었다. 이것은 중도 유권자를 공략하려는 자유당의 전략과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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