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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운호 의혹 수사] 브로커 이민희 꼬리무는 의혹…유흥비로 9억 탕진?
-로비자금 건넨 정운호 대표도 모르게 탕진?
-정 대표 ‘수임료 폭행시비’ 고려, 신빙성 떨어져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정운호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브로커 이민희(56) 씨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받은 로비 자금을 둘러싸고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씨는 20일 자수한 직후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정 대표로부터 로비 자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로비 여부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로비 자금 전액을 유흥비와 생활비로 탕진했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서울시 지하철 역사 내에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입점시켜주겠다며 정 대표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9억원을 받았다. 서울시 지하철 1~4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가 로비 대상이었다. 돈은 정 대표의 지시를 받은 김모 씨가 직접 전달했다. 정 대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구속된 이민희 씨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서울메트로 로비 명목으로 받은 9억원을 모두 유흥비로 썼다고 진술하면서 로비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이 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 씨는 정 대표의 뜻을 어기고 돈을 엉뚱한 곳에 다 날려버린 셈이 된다.

그러나 공기업을 상대로 로비를 벌일 만큼 사업 확장에 욕심이 있었던 정 대표가 돈 전달 이후 과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지하철 역사 입점을 노렸던 정 대표로서는 이 씨의 로비 사실을 지속적으로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수임료 반환을 놓고 최유정(46) 변호사와 구치소에서 폭행 시비를 빚은 점에 비춰 이 씨가 실제 로비를 실행하지 않았다면 이미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거나 갈등이 밖으로 표출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씨는 2014년 도박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에게 자신의 고교 선배인 홍만표(57) 변호사를 소개해줄 만큼 정 대표와 지속적으로 친분을 유지해왔다.

일단 검찰은 공기업 임직원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씨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만약 이 씨의 주장과 달리 실제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로비가 이뤄졌고, 이것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장 확장으로 이어졌다면 향후 서울메트로 담당 직원도 수사선상에 오르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이 씨에 대해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가 소명되고, 도망하거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자수 이후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 대기하고 있던 이 씨는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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