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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유와 견제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한 ‘아시아 나들이’…오바마 베트남 방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내내 이어지는 아시아 순방길의 첫 행선지인 베트남을 방문했다. ‘부도덕한 전쟁’으로 평가받는 미-베트남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는 행보이자,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22일 밤 베트남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등 베트남 권력 실세들을 잇따라 만나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임 중 처음인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 핵심 목표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전략인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있어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의 구애 경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실리를 챙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전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어 지난 4월에는 리커창 총리가 메콩 강 유역 5개국과 함께 지역 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반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행보로 인해 반중(反中) 정서가 강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30여년만에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를 전면 해제함으로써 군사력을 높이고자 하는 베트남의 숙원을 들어줄 전망이다. 무기 금수 해제는 베트남 전쟁 이후 틀어졌다가 1995년 수교한 양국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조치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양국의 묵은 앙금인 베트남전과 관련해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피해자 지원책과 함께 불발탄 제거를 위한 협력 방안도 내놓는다. 베트남 내 고엽제 피해자는 최대 480만 명으로 추산되며 아직 남아 있는 불발탄도 80만 t가량 된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과 함께, 역사적 상흔을 치유하는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베트남은 그 화답으로 베트남전 종전 후 41년 만에 베트남 중남부 깜라인 만 미군의 재주둔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의 군사요충지인 이곳에 미군이 주둔할 경우 미국은 남중국해에 중요한 군사적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이밖에 양국 정상은 주요 경제협력 의제로 미국 주도의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이행 방안을 협의한다. TPP의 최대 수혜국으로 평가받는 베트남은 오는 7월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베트남 일정을 마친 뒤 25일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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