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우조선 방산 ‘선분리 후매각’ 가닥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방산 부문을 먼저 물적 분할하고 추후 매입 주체를 찾는 구조조정 방안을 자구안에 담에 산업은행에 제출키로 했다. 당장 매입 주체가 없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간 방산 부문 탓에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우조선 일반선 부문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선분리 후매각’ 왜?= 20일 산업은행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산업은행 측에 제출한 자구안에, 관심을 모았던 방산 부문에 대해선 자회사 등 별도법인으로 떼내는 방안을 담았다. 방산 부문분리는 매각 준비 차원으로 해석된다.

대우조선 방산 부문은 사내에선 특수선으로 분류되며 주로 구축함과 잠수함 건조 및 정비가 주요 사업 영역이다. 대우조선 전체 매출 가운데 5~10% 가량을 차지하는 사업군이지만, 방산 사업이란 특수성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주요 걸림돌로 지목받아 왔다. 방산 부문은 해외 매각이 불가하다. 



또 방산 부문은 국방부 등 정부와 직접 계약을 해야하기 때문에 정부 관리도 직접 받는다. 당장 전날 방위사업청이 대우조선 등에 “인력 감축을 하지마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낸 것도 방산 부문의 특수성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매입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방산부문을 매각한다. 안한다’고 얘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며 “회사를 먼저 분할해 두고 매입 주체를 찾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산업은행 측에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5월말 또는 6월초께 자구안을 산업은행 측에 전달할 예정이었다. 5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완료된 이후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구안을 제출한다는 것이 계획된 시간표였다. 그러나 테스트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구안 제출이 확정됨에 따라 진행중인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대우조선에 불리한 결과가 잠정치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일 제출하는 자구안은 초안 성격이다. 산업은행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스트레스 테스트가 완료되면 산업은행 측이 테스트를 바탕으로 보완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선 부문 매각 어디로?= 대우조선해양 매출의 30~40% 가량은 일반선 부문에서 나온다. 특히 LNG선 분야는 비교적 기술 우위를 크게 인정 받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은 세계 첫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하역설비) 건조를 완료해 인도하기도 했다. 조선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상황에 돌입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LNG 특화 조선소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왔다.

문제는 당장 대우조선해양을 매입할만한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방산 부문이 떨어져나간 이후에도 상황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조선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제 유가가 고점 대비 삼분의 일 수준인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해양시추설비 인도 지연으로 이어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이 계속되면서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상선 발주 감소로 나타난다. 적어도 2~3년 이내에 조선업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외신에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삼성측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면서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대출 만기 연장 및 신규 대출 건으로 산업은행측과 삼성중공업 측이 밀고 당기기를 벌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방산 부문 분리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첫 단추라는 의미를 가진다. 다만 정부가 강제로 특정 회사가 이를 매수토록 강제할 수단이 없다. ‘IMF급’의 긴급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대우조선 매각은 장기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