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본회의는 19대 국회의 오명을 벗어날 마지막 기회였다. 예정보다 25분가량 늦게 시작된 본회의는 첫 안건으로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의 사직 건이었다. 재적인원 292명 중 235명이 참석했다. 마지막 본회의였지만 57명의 의원이 불참한 채 시작됐다. 의원 5명 중 1명꼴로 불참한 셈이다.
그마저 점심 이후 참석 인원은 급감했다. 오후 3시 현재 주민등록법 일부등록법 개정안 등 법안 처리에는 165~163명 참석에 그쳤다. 129명이 불참했다. 10명 중 4.4명 꼴, 절반 가까운 의원이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19대 국회는 시작부터 원 구성으로 여야가 대립하면서 한 달 가까이 지각 출근했다. 세월호가 터졌을 땐 진상조사를 두고 옥신각신하면서 150일간 법안처리가 ‘0건’에 그쳤다. 최근엔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필리버스터가 국회를 급제동시켰다. 4년 중 1년 가까이 국회는 개점휴업했다. 끝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쟁점법안을 포함, 19대 국회에서 폐기될 법안은 1만여 건에 이른다.
20대 불출마를 선언한 유인태(3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탸협하는 국회가 돼야 하는데, 타협을 못 하니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다”고 했다. 그는 “3당체제가 된 만큼 20대에선 협치의 국회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19대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업무를 종료한다. 공식 임기 만료일은 29일이다. 4년 전 이 때, 2012년 5월 29일 18대 국회 종료에 맞춰 19대 국회 지도부는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18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라고 반성했다. 그리고 쇄신을 다짐했다.
그로부터 4년 뒤, 19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이번엔 19대 국회가 ‘진짜’ 최악의 국회라고 자평한다. 19대 국회 잔혹사는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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