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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을 죽이지 말라”… 중남미 ‘反 페미사이드’ 움직임
[헤럴드경제=김성훈ㆍ문재연 기자]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여성 살해(페미사이드ㆍfemicide)’ 현상이 심각한 중남미에서도 이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UN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페미사이드가 많이 일어나는 25개국 가운데, 14개 국가가 중남미에 집중돼 있다. 중남미의 페미사이드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징역형 이상의 처벌을 받는 경우는 2%에 불과하다. 여권(女權) 이전에 인권(人權)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파라과이 의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페미사이드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해당 법안은 민간, 정부, 국제 인권 기구가 손잡고 여성 보호 활동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 추모 현장. SNS 캡쳐]

페미사이드를 공식적으로 감시하지도 않고 중범죄로 다스리지도 않는 파라과이에서 이러한 변화는 주목할만 하다. 파라과이 인권위원회의 2014년 보고에 따르면, 페미사이드는 10일마다 1건 꼴로 일어나고 있다. 또 대법원은 지난해 100여건의 페미사이드가 일어났다고 했다. 지난주에만 해도 무려 4건의 페미사이드가 알려졌다.

멕시코 역시 페미사이드 문제로 최근 엄청난 국민적 저항이 일었다. 지난 4월 수도 멕시코시티에만 6000명이 넘는 여성이 모이는 등, 전국 각지에서 시위가 일었다. 이들은 “우리는 살아남고 싶다”는 구호를 외치며 성폭력과 여성 학대를 종식할 것을 요구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2013~2014년 사이 하루에 7명 꼴로 여성이 살해당했다고 중남미 언론 텔레수르는 보도했다.

꼬박 1년 전인 지난해 6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멕시코보다 더 큰 규모의 시위가 있었다. 당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의사당 앞에만 20만명의 군중이 모여 사흘간 행진을 벌이는 등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저항의 물결이 일었다.

시민들을 분노하게 한 것은 그해 4월 중부 도시 코르도바의 한 유치원 여교사가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업중 남편에게 흉기로 찔려 숨진 사건이었다. 이어 14세 소녀가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에게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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