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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신개념 ‘도시재생’ 시대가 온다 -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대규모 건설사들은 아파트 위주의 주택사업을 줄여나가고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은 뉴타운, 재건축ㆍ재개발 대안 찾기에 한창이다. 정부는 대규모 택지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뭔가 새로운 형태의 도시재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이는 요즘이다.

다른 한편으론 주택시장에서 임대주택의 입지가 커지면서 소유의 대상이었던 주택은 거주의 공간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집은 곧 내가 사는 공간’이란 믿음이 커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달라지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개발방식과 주거상품의 유형도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과거엔 무시됐던 요소들이 살아난다. 이를테면 특색 있는 환경, 저층이지만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동네 분위기 같은 것들이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입맛과 지역적 특성까지 모두 아우른 주거 상품을 개발해 승부를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조명 받고 있는 수요자 맞춤형 주택이 ‘탱고하우스’다. 한 마디로 지역적 문화와 거주자들의 연령대, 소득, 취향 등에 따라 세분화된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주거 서비스다. ‘탱고’는 두 사람이 마치 한 몸인 것 마냥 호흡을 맞춰서 만들어내는 춤이다. 결국 탱고하우스는 소비자(건축주)와 공급자가 끊임 이 소통하며 최적의 공간을 계획하고 건물을 짓는 것을 말한다.

소위 ‘아파트 키즈’로 자라온 서울의 30~40대들은 이제 익숙했던 아파트를 떠나 같은 취미를 가진 모임, 친구와 함께 짓는 땅콩주택이나 상가주택으로 눈길을 옮기고 있다.

아파트 전세를 벗어나 20~30평짜리 작은 토지를 사서 근사한 집을 짓는 협소주택 수요도 늘어난다. 베이비 붐 세대는 은퇴 후 임대수익을 계획하고 도심 속 역세권 주거지에 수익형 임대주택을 세우고 싶어 한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일본은 우리보다 이 길을 먼저 갔다. 저성장 구조 속에서 월세를 아끼고자 모여 살기 시작한 게 발전해 ‘쉐어하우스’로 자리 잡았고, 취미나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콘셉트 맨션’도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성이 피어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전하며 공동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나 활동이 많아지자 주거상품과 주거 개발방식도 전에 없던 것들이 나타난다. 특히 개발방식은 과거 건설사나 시행사가 독점했던 구조가 깨지고 있다. 협동조합, 소셜 하우징 등이 그 증거다. 주택을 개발하는 방식이 많아지면 개발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맞춤형 주거가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탈 아파트, 저층주거지를 그대로 살리는 도시재생, 임대시장 활성화 등이 큰 물줄기를 형성해야 비로소 ‘삶의 이야기’를 담는 주거상품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부동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


-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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