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는 ‘닭 쫓던 개?’…美 대통령 결정권, 히스패닉 손에 달렸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거침없는 행동과 막말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결국엔 닭 쫓던 개 마냥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인의 비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반면,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의 비율이 최고로 치솟은 유권자 분포를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미국 대통령 결정권이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16일(현지시간) 이처럼 역사상 가장 커진 유권자의 인종적 다양성이 11월 대선을 좌우할 최대 요인으로 내다봤다.

이날까지 공개된 각종 통계를 보면 올해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파워는 4년 전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공화당의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2000년 대선에서는 유권자의 81%가 백인, 10%가 흑인, 7%가 히스패닉이었다. 이 유권자 지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2012년 백인 72%, 흑인 13%, 히스패닉 10%로 급변한다. 백인의 비율이 9%나 줄어든 것이다.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오는 11월에는 백인 유권자의 비율이 심지어 7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유권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컨설턴트인 페르난도 아만디는 ‘더 힐’에 “백인이 역대 최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퓨리서치센터의 2월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백인 성인의 사망자 수는 히스패닉에 비해 12배에 달했다. 백인 성인의 인구가 히스패닉에 비해 6배 많은 점을 고려하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2012∼2016년 18세가 된 비백인 유권자는 전체의 43%에 달했다. 이로써 2012년 이후 증가한 비백인 유권자는 750만명에 이른다. 반면, 백인 유권자 증가는 320만명에 그쳤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71%를 득표해 승리한 2012년 대선 결과를 분석해 “차기 대선을 승리하려면 히스패닉을 더욱 파고들어야 한다”고 결론을 낸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공화당은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안, 동성애자들에 대한 유세를 강화하고 이들을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며 “소수인종 출신의 후보를 더욱 많이 배출해야 하며 (소수인종을 위한)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실은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지적과는 딴 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유력한 트럼프가 히스패닉에게 가장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라티노 디씨즌스’가 지난 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계에서 트럼프의 비호감도는 무려 87%에 달한 반면 호감도는 9%에 그쳤다.

트럼프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해피 신코 데 마요! 트럼프 타워 그릴에서 만든 최고의 타코 볼. 나는 히스패닉을 사랑해요!”라는 글과 함께 트럼프 타워 사무실 책상에서 멕시코 대중 음식인 타코 볼을 먹는 사진을 올린 것은 이같은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안계는 이미 경선전을 거치며 클린턴 전 장관에 줄을 선 경향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캠프에서는 어차피 마음을 돌리기 힘든 소수인종들 보다는 텃밭인 ‘백인 노동자층’에 더욱 집중하자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