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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대혁명 50주년] 문혁 논의는 금기, 시진핑은 ‘SNS 대혁명’ 중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 2010년 미국 대학교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전공한 홍콩 출신의 토니 라이(가명ㆍ당시 20세)는 중국의 민주화를 보는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고 밝혔다. 부친이 홍콩 행정부에서 일한다는 토니는 “중국 정부가 머지않아 인터넷을 지배하려고 나설 것이다”며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인터넷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토니 라이는 2015년 봄학기를 마치고 졸업해 미국 IT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소원인 ‘중국의 민주화’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16일로 중국을 권력투쟁의 늪으로 몰아넣은 ‘문화대혁명’(문혁ㆍ1966~1976년)이 시작된 지 50년이 됐다. 반세기가 지났지만 중국은 여전하다. 문혁에 대한 논의가 중국에서는 여전히 금기인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현 중국 국가주석은 정보 기술을 활용한 ‘SNS 대혁명’에 나섰다. 


[자료=Studio on Fuxing Road]

시진핑 국가 주석은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정부비판적인 글을 올린 부동산재벌에게 중징계를 내리고 파나마문서 파동 관련 자신의 매형 기록을 삭제하는 등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문화대혁명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사상통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일민일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 문화대혁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지만 정책은 문화대혁명 당시와 유사한 형세를 띄고 있다.

중국과 관련한 불리한 정보들이 일거에 차단되고 있다. 지난 9일 파나마 문서가 대대적으로 공개됐지만, 중국에서는 시 주석의 매형이 연루된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정보들은 보도는 물론, SNS 상의 기록이 모두 삭제됐다. 천안문 사태 27주년을 앞두고서는 천안문 사태 관련 키워드 검색이 차단됐다.

시 정권의 정책을 웨이보에 비판했던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은 ‘당내 관찰 1’년의 징계가 내려졌다. 당내 관찰은 기율 위반에 대한 징계로, 당적 박탈 다음으로 무거운 처분이다. 이 기간 당원으로서 표결ㆍ선거ㆍ피선거권이 박탈되고 당직도 취소된다. 런즈창 전 회장은 웨이보에 언론 통제에 나선 시 주석을 비판하는 어조의 글을 올렸다가 계정을 폐쇄당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의 사상통제 행보는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을 이용해 과도한 통제와 검열을 벌였던 마오쩌둥을 생각나게 한다”고 비판했다.

문화대혁명이 시작된 1966년 마오쩌둥은 천안문 광장 집회에 모인 홍위병(紅衛兵) 수백만명이 전국 각지로 진출시켜 사상 검열을 벌였다. 이코너미스트는 지난 달 시 주석이 마오쩌둥 시대의 옷을 입은 일러스트를 싣고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를 경계하라’는 커버기사를 싣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시 주석이 웨이보 등 SNS를 이용해 ‘푸근한 이미지’와 개인숭배를 강조한 이미지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은 인민일보를 통해 “좌경화의 잘못이 나타나서 문화대혁명 같은 10년 동란이 발생했다”고 발언하고 “설사 (정부에 대한) 지식인들의 의견에 편견이 있거나 정확하지 않더라도 꼬투리를 잡고, 몽둥이질을 하고, 딱지를 붙여선 안 된다”고 강조해 마오쩌둥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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