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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엔 잠자러? 먹으러 가죠”
부담없는 가격으로 고급 식사
‘호텔 맛집 투어’ 등 식도락 인기
이랜드 외식 강조 ‘켄트’호텔 론칭
백화점·아울렛도 F&B 강화



#. 직장인 류모(26ㆍ성북구) 씨는 한 달에 한두 번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호텔로 나들이를 간다. 숙박이 아닌 먹기 위해서다. 다른 음식점과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가격대이긴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 류 씨는 “호텔 식사라도 잘만 찾아보면 가성비 좋은 곳이 많다”면서 “W호텔 버블리 선데이의 경우엔 스테이크를 무제한 먹을 수 있어 종종 간다”고 말했다.

‘먹는 것 빼곤 장사가 다 어렵다’는 요즘, 백화점ㆍ아울렛ㆍ복합쇼핑몰 뿐 아니라 호텔에도 먹으러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념일 등 중요한 날에만 호텔 레스토랑을 찾는 게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른바 ‘호텔 맛집 투어’를 하는 이들까지 생겼다. 

지난달 28일 부산 광안리에 이랜드의 신규 호텔 브랜드 ‘켄트’가 문을 열었다. 켄트 호텔은 자체 레스토랑, 바 등을 운영하는 기존 호텔에서 벗어나 애슐리, 수사, 피자몰 등 자사 외식 전문 브랜드를 호텔에 입점시켰다. 사진은 애슐리 모습 [사진제공=이랜드]

업계도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움직임으로 부산하다. 부담없는 가격에 고급 호텔 뷔페 수준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비즈니스 호텔에 선보이는가 하면, 식도락(食道樂)을 호텔 콘셉트로 내세우기까지 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지난달 28일 부산 광안리에 외식과 호텔을 결합한 신규 호텔 브랜드 ‘켄트’를 론칭했다. 숙박의 즐거움 뿐 아니라, 먹는 즐거움을 찾아다니는 고객들이 적잖은 만큼, 이들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판단에서다.

자체 레스토랑과 바 등을 운영하는 방식의 기존 호텔에서 벗어나 애슐리, 수사, 피자몰 등 자사 외식 전문 브랜드를 호텔에 입점시켰다. 신선한 식자재로 풍성한 메뉴를 제공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조식도 외식브랜드 ‘애슐리’에서 9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투숙객들의 평균 조식 이용률이 부산 비즈니스 호텔들의 평균 조식 이용률인 40%보다 높은 7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숙이 아닌 외식을 즐기러 오는 이들은 더 많다. 애슐리 전체 이용객 비율을 살펴보면, 투숙객은 13%에 불과했지만, 비투숙객은 87%에 달했다.

실제 먹는 즐거움에 아낌없이 돈을 지불하는 이들은 적잖다. 신라호텔의 F&B 매출도 해마다 오름세다. 특히 서울신라호텔의 대표적인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는 지난 3년간 해마다 5%대의 신장율을 보이고 있다. 매년 봄이면 선보이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딸기 디저트 뷔페도 지난 2014년 9326명에서 2016년 1만3264명으로 급증했다. 호텔 내 한식당 ‘온달’의 경우에도 매년 꾸준히 10~15%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호텔사업에서 외식부문의 매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물론, 레스토랑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단 점에서 호텔업계가 외식부문 강화에 힘을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TV, 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서 최근 ‘먹방’이 대세로 떠오르며 유통ㆍ호텔업계의 화두는 F&B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식품관을 강화한 판교점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 문을 연 두 곳의 아울렛에도 F&B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또 롯데백화점도 강남점 확대ㆍ리뉴얼 과정에서 F&B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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