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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성년의 날 ②] 대학 자퇴인생 급증…‘나’를 찾아가는 이들
-“성년의 날을 맞아 진짜 어른돼 가는 이들에 대한 관심 필요” 의견들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힘든 수험생활을 거쳐 입학한 대학을 스스로 박차고 나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대학 졸업장을 필수로 여기는 부모와 사회적 편견에 떠밀려 입학한 대학생활이 자신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자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성인이 된 새내기 대학생들이 자신의 대학 진학과 진로 선택 등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분위기와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 진학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 통과 의례‘처럼 여겨진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2008년에 최고점인 83.8%에 이르렀다가 지난해 70.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힘든 수험생활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뒤 스스로 박차고 나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대학생활이 자신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자각 때문이다. 사진은 캠퍼스.

그러나 많은 수의 20대 청년들은 대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캠퍼스를 뛰쳐 나왔다.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업을 그만 두는 ‘중도탈락’하는 대학생의 경우 2009년 9만161명에서 2014년 16만2723명으로 늘었다.

중도탈락률의 경우도 2009년 4.31%에서 2014년 6.39%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도 탈락 사유 별로 살펴보면 2014년을 기준으로 미복학이 6만2449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퇴가 5만629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많은 대학생들이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입시 결과에 따라 진학했지만 자신의 선택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성년의 날을 맞아 대학을 스스로 자퇴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도탈락’하는 대학생의 경우 2009년 9만161명에서 2014년 16만2723명으로 늘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박모(23ㆍ여) 씨가 대표적인 예다. 박 씨는 지난 2012년에 치른 대입 수능시험 성적에 맞춰 H대학교 독어독문과에 진학했지만 요즘 자퇴를 고민하고있다. 그는 “지금의 전공과 대학생활이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강하게 든다”며 “작년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원치 않는 전공공부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앞으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박 씨에게 대학 입학은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그는 “고3 때를 돌이켜보면 대학에 가서 ‘무엇을’ 공부하기 위해 수능을 치른다기 보단 일단 갈 수 있는 ‘대학 간판 수준’을 높이기 위해 수능 공부를 했을 뿐”이라며 자퇴 고민의 배경에 대해 설명헀다. 그는 “이제 진짜 어른으로서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책임을 지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을 줄이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대학 내 관련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선회 중부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는 “중도탈락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대학에 들어와서야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뒤늦게 삶의 주체로서 고민할 기회를 갖는 우리 사회에서 자연서러운 현상”이라며 “입학 전 전공ㆍ대학 교육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갓 입학한 대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 교육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안 교수는 “성인이라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만큼 자신의 삶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갖도록 뒷받침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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