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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비조작’미쓰비시, 닛산에 넘어갔다
2000억엔 출자·지분 34% 인수
닛산, 사실상 최대주주에
주력시장 태국등 동남아 이전계획



지난달 연비조작 파문에 존폐위기를 맞은 미쓰비시 자동차가 결국 닛산자동차에 팔린다. 재벌 해체 이후 수 백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일본 산업을 주도한 ’게이레츠’(系列)의 원조 미쓰비시의 굴욕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12일 미쓰비시 자동차가 사실상 닛산 산하로 들어가 업계 재편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다르면 닛산 자동차는 약 2000억 엔(2조1527억원)을 출자해 미쓰비시차의 지분 34%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닛산의 미쓰비시차 지분은 기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 중공업(20%) 보다 많아지게 된다. 사실상 닛산 자동차가 미쓰비시 자동차의 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양측이 이런 방안에 사실상 합의한 것은 연비조작 파문 이후 미쓰비시차의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위기에 처한 만큼 탄탄한 자금력과 영업력을 갖춘 닛산차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닛산-르노 연합과 미쓰비시 자동차가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한 자동차 수는 총 950만 대를 웃돈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일본 내 경차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닛케이는 연비조작 사건으로 국내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자 미쓰비시 자동차가 영업ㆍ판매 기능을 최소화하고 연구 개발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닛산은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력시장을 동남아시아로 이전시켜 생산거점을 태국 등으로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미쓰비시 자동차의 자기자본 비율은 48%, 자본금은 4800억 엔이다. 하지만 2004년 이후 리콜(회수ㆍ무상수리 등)의 불상사로 지불해야 할 피해보상 및 벌금 규모는 이를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지난 2000년과 2004년 리콜 은폐 사건에 휘말렸을 당시 미쓰비시 그룹의 사장-회장단 모임인 ‘금요회’에서 5400억 엔(약 5조 6000억 원) 출자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그러나 금요회의 핵심 계열 3사가 최근 경영난을 겪으면서 추가 재정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었다. 미쓰비시 자동차가 닛산에 손을 내민 이유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03년부터 자체 생산한 경차를 닛산에 제공해왔다. 또 닛산 자동차는 지난 2011년 미쓰비시 자동차와 경차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인 NMKV를 설립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애초에 연비 조작 사실이 발각된 것도 닛산이 처음으로 경차 개발을 주도하게 되면서 미쓰비시 차로부터 받은 경차의 연비를 점검했기 때문이다. NHK에 따르면 미쓰비시 차는 연비가 조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차 42만8000대를 닛산에 공급했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영권이 닛산 자동차에 넘어가게 되면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3대 그룹으로 재편된다. 미쓰비시와 닛산 두 측은 1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자본 제휴관계 최종 조정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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