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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막자” 똘똘 뭉친 히스패닉… 달래기 나선 트럼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반(反)이민 정책’에 우려한 히스패닉들 사이에서 투표 참여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 달래기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주(州) 통계에 따르면, 이 주에서 올해 3월까지 히스패닉 투표 등록자 수는 지난 대선이 치러졌던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또 텍사스 주 지역 일간지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휴스턴에서 열리는 귀화행사에 한 달 간 참여한 참석자 수가 이전의 1200명 수준에서 2200여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 귀화한 사람의 80%는 투표 등록을 해 이전의 60%에 비해 올라갔다.

[사진=게티이미지]

시민권 신청도 늘어나고 있다. 연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제출된 시민권 신청서류는 18만5000여 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4%,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8% 늘어났다.

‘미 파밀리아 보타’라는 히스패닉 단체의 벤 몬테로소 이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나는 트럼프를 반대하는 투표를 하기 위해 시민권을 얻으려고 한다‘거나 ‘우리 사회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투표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히스패닉을 위한 활동 단체들 역시 지역별로 연대해 히스패닉들이 시민권을 얻고 투표 등록을 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히스패닉들의 이번 대선 참여 열기가 이처럼 높은 이유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때문이다. 그는 110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에 장벽을 세워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가뜩이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우호적인 히스패닉들이 더더욱 힐러리를 중심으로 뭉치는 이유다. 실제 여론조사기관인 ‘라티노 디씨즌스’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히스패닉의 호감도는 9%에 불과한 반면, 비호감도는 무려 87%에 달했다.

히스패닉의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트럼프는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주 멕시코 기념일인 ‘신코 데 마요’(1862년 5월5일 푸에블라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상대로 승리한 날)를 기념해 타코를 먹는 사진과 함께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또 11일에는 기존의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에 대해 “그저 제안일 뿐”이라고 한발짝 물러서, 이민자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수정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트럼프가 이처럼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은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의 영향력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히스패닉은 인구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스윙 스테이트(선거마다 승리정당이 자주 바뀌는 주)에서의 승패를 가를 수도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저학력 백인을 주된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유색 인종의 지지 없이는 대권을 거머쥘 것이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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