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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보이’ 트럼프의 지우고 싶은 흑역사…성(性)이 발목잡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 왕세자비. 세계적인 가수 머라이어 캐리와 마돈나, 신디 크로포드. 이 여성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게 지난날 성적 농담의 대상이 된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젊은 날의 트럼프 역시 현재와 같이 가감없이 말을 내뱉었다. 다만 성(性)을 소재로도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정계에 발을 들이려는 지금과 다른 점이다.

‘이미지 관리’라는 말과 잘 어울리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에게도 감추고 싶은 ‘흑역사’가 있다. 젊은 날 유명 방송 진행자 하워드 스턴과 방송에서 솔직하게 주고 받았던 말들이 대통령의 자리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기있는 나이트클럽에 매번 다른 여성과 함께 나타났던 것도, 자신의 저서에 적은 여러 여성들과의 관계도 이제는 달갑지 않다.

‘플레이보이’로서의 이미지는 40~50대의 트럼프에게는 나쁘지 않았다. 부유하게, 즐길 만큼 즐기면서 사는 상류층의 삶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될 꿈을 꾸는 69세의 트럼프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우선 민주당에게는 좋은 공격 거리를 제공해 준 셈이 됐다. 벌써 그의 발언들을 활용해 만든 광고까지 나왔다.

그의 흑역사가 귓전을 때릴 수록 여성들의 표심은 한 발짝 더 달아난다. 최근 발언으로만도 충분히 인심을 잃어 왔는데 설상가상인 형국이다. 폭스뉴스의 앵커 메긴 켈리를 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를 폄하하는 비속어인 ‘빔보’라고 부르거나, 불법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거나, 대선 행보를 중도 포기한 칼리 피오리나, 숙적 힐러리 클린턴을 외모로 조롱한 사례 등 이번 대선 행보 중에만 논란 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에 갤럽이 3600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여성들의 ‘비호감도’는 70%에 달한 반면 ‘호감도’는 23%에 그쳤다. 최대 라이벌인 힐러리가 여성 유권자들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표심은 트럼프의 발목을 잡는 최대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경각심을 느낀 트럼프도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유세 과정에서 가족 중에서도 ‘여성’을 적극적으로 대동하고 나섰다.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유세장에 나와 연설을 하는가 하면, 최근 셋째 아이를 출산한 딸 이반카 트럼프가 만삭의 몸으로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는 여성에 대해 평등한 시각을 가지고 있고, 여성의 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족들을 움직이고 있다.

과거의 행동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두지 말아달라는 뜻도 전했다. 한 인터뷰에서는 그는 “정치인으로 나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하워드와 즐겁게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내가 기업인일 때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때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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