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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의 폭탄 ‘이메일’, 트럼프의 폭탄 ‘세금’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올해 미국 대선은 역대 어느 때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심하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연이은 막말로 분위기를 과열시킨 탓도 있지만, 민주ㆍ공화 양당의 최종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도 이유다. 힐러리는 부정직하고 표리부동하다는 이미지가, 트럼프는 여러 방면에 문외한이고 막무가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에 본선에서는 두 후보가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며 이전투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게티이미지]

힐러리의 아킬레스건… ‘이메일 스캔들’=힐러리의 대표적인 약점은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이다. 힐러리는 국무장관 재직 시 국무부에서 지급하는 보안 휴대폰을 거부하고 자기가 기존에 사용하던 블랙베리 사용을 고집했다. 또 이메일도 미 국무부 공식 이메일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 이메일 주소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는 국가 기밀 유출 논란과 특혜 논란을 불러왔고, 힐러리가 부정직하다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힐러리 측은 ‘이메일에 기밀은 없었다’고 해명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옹호하고는 있지만, 최근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가 힐러리 핵심 측근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엄중한 입장을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 측은 그간 FBI의 수사가 일상적인 ‘보안조사(security inquiry)’라며 파문을 잠재우려 했지만,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11일 “보안조사가 아니라 ‘수사(investigation)’”라고 선을 명확히 그었다. 특히 힐러리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셰릴 밀스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이 최근 조사를 받다가 질문 내용에 반발해 조사실을 뛰쳐나간 일은 FBI의 수사가 겉치레로 진행되는 것이 아님을 암시한다.

수사의 칼날이 점점 조여가면서 힐러리 본인을 소환하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의 최측근 밀스를 신문한 것은 힐러리에 대한 직접 조사가 임박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또 FBI 수사와 별개로 이번 사건을 심리 중인 워싱턴 D.C. 연방지법의 에밋 설리번 판사도 최근 힐러리를 법정에 소환해 증언을 들을 수도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의 아킬레스건… ‘세금 의혹’=‘억만장자’ 트럼프의 약점 중 하나는 세금 문제다. 트럼프의 납세 내역은 그가 얼마만큼의 재산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기부는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 누구와 거래하고 있는지, 사업은 건실한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초 자료다. 의혹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공화당 경선과정에서부터 “트럼프의 세금에 폭탄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줄곧 나왔다. 트럼프는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문제를 비켜가려 하고 있지만 본선에서 계속해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세금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다. 그는 지난 2월 “트럼프의 재산이 자신이 말한 것에 한참 못 미치거나 내야 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그동안 트럼프가 갱단이나 마피아와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었다”며 “트럼프의 납세신고서에는 아마도 보도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거래 내역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이어받았다.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1월 대선 이전에는 자신의 납세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주지사를 향해 납세 내역 공개를 촉구하며 ‘나라면 주저없이 공개하겠다’고 했고, 최근까지도 “국세청의 정기 감사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공개하겠다”고 했던 그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힐러리는 곧바로 이를 비판하며 쟁점화에 나섰다. 힐러리는 11일 뉴저지 주 캠던 카운티 칼리지에서 한 유세에서 “대선에 출마하면, 특히 후보로 지명되면, 납세내역 공개는 예정된 것”이라며 “남편과 나는 지난 33년간 납세 내역을 공개했고, 지금도 웹사이트에 8년치가 올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자신의 납세내역을 왜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는지 생각해보라”며 향후 공세를 더욱 올릴 것을 예고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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