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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딴죽 대꾸해? 말아?’대처법 딜레마에 빠진 클린턴
인신공격·유사정책등에 대응 고민


자꾸 건드리는 도널드 트럼프에 힐러리 클린턴<사진>은 고민에 빠졌다. 불쾌한 발언뿐만 아니라 비슷한 정책까지 들이미는 트럼프에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이 좋을지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는 탓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의 입장 표명과 공약 변경에 힐러리가 ‘난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우선 인신공격이 문제다. 트럼프는 힐러리에 대해 “대통령처럼 생긴 얼굴이냐”며 외모 관련 조롱을 던지는가 하면,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문과 관련해 힐러리를 ‘조력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이에 “트럼프나 그의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일축하며 대응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갑작스레 입장을 선회하며 비슷한 공약까지 내보이는 트럼프에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자 증세와 최저임금 인상 공약이다. 부자 감세를 주장하며 최저임금을 올리는 데 부정적 시각을 보였던 트럼프는 돌연 말을 바꿨다. 트럼프는 논란이 일자 다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세금 감면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세금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합병 막기, 월가에 대한 세금 우대 조치 반대 등에서도 힐러리와 유사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힐러리 진영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그에게 대꾸할 지, 무시할 지 딜레마다”고 말했다. 일일이 대응해 강하게 맞서자니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트럼프 막기에 주력하다가 현재까지 쌓아온 이미지마저 지키지 못할 위험이 있다.

가만히 있자니 트럼프의 비판과 주장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유사 사례에서 대응을 피하던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패했던 선례도 있다. 1988년 대선에서는 조지 H.W. 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가 맞붙었다. 부시 진영의 왜곡 비판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업적 위주로 포지티브 선거 전략을 취하던 듀카키스는 ‘윌리 호튼 광고’에 무너지고 만다. 듀카키스가 주지사를 지낸 매사추세츠주에서 살인죄로 복역 중이던 윌리 호튼이 주말 휴가 제도를 이용해 성폭행을 저질렀는데, 부시 측은 듀카키스가 사형을 반대하고 죄수에게 휴가를 줘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유권자들의 두려움을 자극했다.

이러한 위험 부담에 힐러리도 가만히 있기만은 어려운 상황이 됐다. 2008년 존 맥케인의 경제 정책 자문을 맡았던 더그 홀츠-이킨은 “입장을 바꾸는 것은 인물 싸움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말이 바뀌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면서 “그러나 트럼프는 싸움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천재적인 사람이며 힐러리는 이에 대처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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