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워커힐면세점엔 옷벗은 마네킹만 덩그라니…
24년 영업 끝 11일 마지막 개점
고객 100여명…대부분 내국인
직원들 “휴가라고 생각하겠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24년동안 영업했던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문을 닫는다.

지난해 특허 심사에서 탈락해 사업권을 잃은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의 10일까지 일반 고객들에게 면세품을 판매하고 오는 16일 영업을 완전히 중단한다.

이날 오후 찾아간 워커힐면세점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일부 손님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날 워커힐면세점에는 100여명의 쇼핑객들만 상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매장도 마찬가지다.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인근 매장 관계자는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언제 빠져나갔는지, 무슨 브랜드가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커힐 지하 1층의 한 패션매장에 마네킹 4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인근 매장 직원에 따르면, 이 매장은 지난달 20일부터 비어 있었다.

워커힐면세점이 오는 16일 문을 닫는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 1992년 2월 개점한 24년 역사의 면세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874억원. 9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특허가 만료되며 이런 일도 옛말이 됐다.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기약없는 상태다.

강변역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 기사 이상경 씨는 “보름 전부터는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다”며 “행사를 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이 (면세점을) 찾지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화장품 매장의 관계자도 “워커힐면세점 폐점소식에 4월부터 단체 관광객이 끊겼다”며 “현재 워커힐면세점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국내 고객이다”고 말했다.

고객만큼 물건도 많이 빠졌다. 유명 잡화브랜드 ‘샘소나이트’ 매장에는 5개의 제품만 비치돼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4줄씩 두 칸에 이르는 매대는 모두 비어 있었다. 매장의 직원은 “지난주 이벤트하면서 물량을 대부분 소진했다”며 “남은 물건은 5개 제품이 전부다. 남은 물건은 오늘 본사로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고객불편사항을 접수하는 직원은 “원래 매장이 물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 있는 물량은 평소의 반도 물건이 남아 있지 않은 수준이다”라고 했다.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은 그나마 면세점 신규로 4곳이 추가됐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보였다. 워커힐면세점 직원 900명 중 정직원은 200명, 나머지 700명은 파견직원이다. 이 중 정직원은 100여명이 다른 면세점으로 직장을 옮겼다. 나머지 100명은 고용이 보장됐다. 하지만 파견직원 700명은 갈 곳을 잃었다. 다른 면세점으로 옮기거나 워커힐이 다시 영업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화장품업체 매장 관계자는 “문을 닫았다 다시 열라고 하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결국 직원들이다”며 “누구한테 피해 보상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워커힐의 오랜역사를 정부에서도 인정해줄 것”이라며 “6개월 휴가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