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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 부채 돈 찍어 갚겠다”는 발언에 전문가들 ‘경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중앙은행의 무분별한 화폐 발행을 통해 미 정부 부채를 줄이겠다는 발언을 하자 금융 전문가들이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라면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국채가 너무 많이 발행돼 채권금리가 오르고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기업경영에서는 언제나 발생하는 일”이라며 “국채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발언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장대로 미국 정부가 채권을 많이 발행하게 될 경우, 안전자산으로서의 신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달러가 아닌 실물자산에만 의존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가의 채무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기입된 금액을 정해진 시일까지 갚겠다는 약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은 유가증권으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금리나 가격이 정해진다. ‘협상 대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채권 상환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버리면 채권은 물론 채권과 연관된 모든 유가증권의 가격체계가 무너지고,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신용은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미국 금융시장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때문에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의 금융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위험한 발상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국 국채는 특히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발행될 경우, 시장불안이 가중돼 신용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모든 미국인이 금융시장을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홀츠-에이킨 미 의회예산국(CBO) 전 국장은 “트럼프가 ‘좋은 협상’을 진행했다고 해도 다음 대통령에게는 재앙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설사 국가 채무를 놓고 협상이 성사된다고 해도 신뢰도를 문제삼아 채권자들은 미국 정부에 보다 큰 액수의 이자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세금을 통해 추가부담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블로그전문매체 복스(Vox)와 허핑턴포스트, 그리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트럼프에 발언에 대해 “거시경제의 기초도 모르는 몰상식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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