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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검은돈 드러난 것만 12조달러
러·中은 물론 나이지리아등 산유국
국가재산 탈세·돈세탁 이용 가능
조세피난처 조사등 대응 벼를듯



12조 달러(약 1경3866조원) 이상의 신흥국 자산이 역외로 빼돌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나마 페이퍼’로 전 세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탈세와 돈 세탁 규모도 적지 않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 맥킨지 수석이코노미스트이기도 한 제임스 S 헨리 콜럼비아대학교 교수가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의뢰로 18개월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1조3000억달러, 중국에서 1조2000억달러를 포함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자산이 빼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산유국을 포함해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이름을 올렸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연합(UN) 등 국제 기구ㆍ기관들의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헨리 교수는 가디언에 조세피난처를 이용하는 이유는 탈세뿐만이 아니라고 밝혔다. 범죄자 등이 자신이 부정하게 모은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조세피난처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2년 연구 결과의 연장선상에 있다. 헨리 교수는 4년 전 분석 결과 전 세계에서 40여년 간 조세피난처로 빼돌려진 돈이 21조달러(약 2경400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시에도 그는 신흥국과 산유국들에서 자금 유출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탈세 문제 해결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음에도 2010년 이래 신흥국에서 역외로 빠져 나간 자산 규모가 8%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9%씩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헨리 교수는 이것이 정치ㆍ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헨리 교수는 케이만제도 등 익숙한 조세피난처뿐만 아니라 미국의 몇몇 주들 또한 조세피난처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델라웨어주 등은 실소유주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파나마 페이퍼 파문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헨리 교수의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 돈 세탁에 대한 분노는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세피난처에 칼을 빼든 전 세계의 대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파나마 페이퍼 파문이 인 후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역외탈세 공조협의체(JITSIC) 35개국은 대대적인 국제 공조 세무조사를 펼치기로 합의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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