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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연어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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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농약 사과 먹었다면 백설공주는 쓰러질까

미국의 비영리 환경연구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조사에서 사과는 지난 5년 간 잔류농약이 가장 많이 검출된 과일로 꼽혔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잔류농약이 가장 많이 검출된 과일ㆍ채소류는 고사리와 두릅 등의 산채류다.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 1531건 중 6.5%가 잔류농약과 중금속 허용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쑥갓과 상추 등 엽경채류도 총 1만3664건 가운데 4.0%가 잔류농약 과다검출로 부적합 처리됐다. 고구마와 감자 등 근채류는 부적합률이 3.3%, 약용작물류는 3.2%, 양채류는 2.6%이었다. 잔류농약은 농약을 희석해 사용한 후 농산물에 남아있게 되는 소량의 농약을 뜻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리얼푸드'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에 남은 농약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홈페이지를 통해 “식품을 통해 잔류농약이 우리 몸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분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와 유럽식품안전청(EFSA)는 과일 및 채소에 사용하는 농약 성분 중 하나인 디메토에이트(dimethoate) 살충제와 글리포세이트(glyphosate)ㆍ탈로우아닌(POE tallowaine) 제초제가 극미량 남아있더라도 분해되지 않은 채 체내에 쌓이거나 암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퇴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시장은 이미 탈로우아닌의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과일이나 채소에 남은 농약은 대부분 체내에서 분해되거나 배출되지만 분해되지 않은 채 지방조직 등에 축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농약 종류에 따라 신경계 증상이나 독성, 신경과민, 정력감퇴, 두뇌활동 저하, 체중감소 등 중동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는 잡초를 제거하는 모든 제초제의 60%와 곰팡이를 없애는 살균제의 90%, 살충제의 30%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혹은 무농약 농산물을 제외한 과일이나 채소 섭취할 때는 식용소다나 식초, 구연산 등 천연 세제를 이용해 물로 세척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유기농 마크가 농산물의 안전을 100%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가공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생물 혹은 박테리아가 있을 경우 유기농 과일이나 채소도 병을 유발할 수 있다. 즉, 어떤 농산물이든 생산에서부터 가공까지 꼼꼼한 식품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식품 소매 단계에서는 국제식품안전기구(GFSI)의 인증서비스의 표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PP)을 준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GFSI는 최근 식품업계에서 가장 권위력이 있는 식품안전관리 기관으로, FSSC 22000(식품안전시스템 인증)과 글로벌 GAP(우수 농산물 관리 제도) 등의 승인규격을 인증한다. 

올가니카


입맛 돋우는 주홍빛 양식연어가 건강 해친다고?

회전초밥집이나 횟집에 나온 연어를 보면 색깔이 독특하다. 주홍빛이면서도 분홍빛인 것 같은 바탕에 일정한 결을 형성하고 있는 연어의 지방은 연어의 정갈한 맛을 표현하고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연어라면 이런 모습이 아니란다.

연어의 색깔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크릴새우 등을 섭취하는 자연산 연어는 먹이 속에 포함된 붉은색 색소인 아스타잔틴(Astaxanthin)과 칸타크산틴(Canthaxanthin) 때문에 붉은빛을 띄게 된다.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은 등푸른 생선도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은 플랑크톤이나 미세조류를 먹고 등푸른색을 띄는 것이다. 자연산 연어 중에서도 아스타잔틴을 다량 섭취하지 않은 연어는 회색빛에 가까운 색을 띄게 된다.

양식 언어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는 아스타잔틴이 있다. 비용절감으로 인해 사료, 옥수수 글루텐, 깃털분쇄물(단백질), 콩, 닭기름, GM 효소 등을 먹고 자란 양식 연어는 회색 빛을 가지고 있다. 이때, 양식 연어에 색깔을 부여하기 위해 아스잔틴이나 칸타크산틴을 주입한다.

아스타잔틴은 카로티노이드계 붉은색 색소이다. 천연 색소로 게, 가재 등 갑각류에서 추출이 가능하며, 항산화작용이 탁월해 노화방지에 좋다. 시력 강화와 심혈관 질환 예방, 스테미너 강화 효능도 있다. 결국 양식 연어도 아스타잔틴을 넣은 것이기 때문에 영양 상 문제는 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천연 색소”라 불리는 아스타잔틴이 사실 석유화학제품에서 인공합성으로 생산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사이아노텍이라는 회사가 자연산 아스타잔틴을 대량으로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2013년에 들어서야 이뤄진 일이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양식 연어를 생산한 양식장의 경우 국제 수산식품 안전마크인 ASC를 인증받는다. 미국과 유럽 국가는 연어의 양식과 색보강 여부를 라벨에 표기해야 하는데, 이때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ASC 인증도 함께 표기한다.

인공합성산 아스타잔틴은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자연산 아스타잔틴과 화학성분이 다르다. 천연 아스타잔틴과 합성 아스타잔틴은 분자의 모양, 화학구조(카로테노이드 성분의 안정성), 잔여반응물질이나 용제의 여부가 다르다. 합성 아스타잔틴은 천연 아스타잔틴과 비교해 분자모양이 고르지 않아 카로테노이드 성분이 안정적이지 않다. 잔여 반응물질 및 용제 등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2014년 저명한 식품영양 학술지인 ‘뉴트라 푸드’(Nutrafood)에 미국 휴스턴 대학교 의약학과 소속의 밥 카펠리 교수와 사이노테크 해양연구기업의 제랄드 시브스키 수석 연구원은 “합성 아스타잔틴이 사람에게 직접 사용했을 때 안전하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연산 아스타잔틴의 항산화능력이 합성 아스타잔틴의 20~50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공개했다.

제랄드 시브시키 수석연구원은 “합성 아스타잔틴에 있는 베타카로틴 및 칸타크산틴과 같은 다른 합성 카로테노이드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합성 베타카로틴은 1990년대 핀란드에서 진행한 임상실험에서 흡연자들의 암 발생률을 증가시킨 변수 중 하나였다. 반면 천연 베타카로틴은 암 발생률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 아스타잔틴을 대량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의, 그리고 비싸다는 이유로 천연 아스타잔틴 배양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양식 언어들은 이와 같은 합성 아스타잔틴과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양식 언어가 건강에 해롭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다고도 말할 수 없다. 특히, ASC 인증을 받지 않은 양식 연어의 경우,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변형(GM) 연어의 식용 판매를 승인했지만 두 달여 만에 사실상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FDA는 GM 연어에 대해 ‘수입 경보’를 내리고 “FDA에서 식품표기 규칙을 최종 공표할 때까지 GM 연어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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