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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배지 감투가 뭐길래②] 당 수술하는 의사 ‘비대위원장’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이 ‘선장 찾기’로 분주하다. 4ㆍ13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당을 쇄신할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개 구인 중이다. 김형오·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외부 인사 영입론,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론이 나오지만 결론 내기 쉽지 않다. 누가 혁신의 키를 쥐는지에 따라 당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주로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패배한 뒤 최고위원회가 물러난 자리에 꾸려진다. 비대위는 최고위원회를, 비대위원장은 대표 최고위원 즉 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을 넘겨 받아 ‘비상 상황’을 해소하는 것이다. 각 당의 당헌당규는 비대위과 활동하는 비상상황을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와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로 본다.





비대위의 성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관리형’과 ‘혁신형’이다. 관리형 비대위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등 제한적인 과제를 담당한다. 당의 전면 혁신과 변화는 새 지도부에게 공이 넘어간다. 관리형 비대위를 세운다면 서둘러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2010년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최고위원 전원이 사임한 뒤 당시 원내대표던 김무성 전 대표가 약 한달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를 준비했다. 올해에도 새누리당은 총선 직후 최고위원회가 사퇴하며 원유철 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지만 ‘새누리당혁신모임’ 등의 반대로 겸임에 실패한 바 있다.

혁신형 비대위는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전권을 휘두른다. 혁신형 비대위원장은 맡은 역할과 존재감이 커다란 만큼 당내외를 막론하고 중량감 있는 인물이 앞에 선다. 2011년 12월 재보궐 선거 참패 뒤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박근혜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체제’로 재편된 당시 비대위는 6개월 동안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상징색을 파랑색에서 빨강색으로 교체하는 등 당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강력한 비대위원장의 살아있는 예다. 더민주는 지난 1월 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김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깜짝 영입한 뒤 비대위 대표 겸임까지 전권을 맡겼다. 김 대표는 4ㆍ13 총선의 공천권을 장악하며 당 혁신위가 만든 시스템 공천을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더민주를 20대 국회 제1당으로 만든 주역이 됐다. 최근 더민주는 전당대회를 8월 말~9월 초에 열고 ‘김종인 비대위’를 4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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