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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회 비정상회담②] 익숙해진 예능의 고민…“초심 잃지 않겠다”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초심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면 저희의 잘못이죠.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김희정 PD)

한 프로그램이 6개월을 넘기기도 힘든 미디어 환경에서 JTBC ‘비정상회담’은 오는 30일로 100회를 맞는다. 2014년 7월 7일 첫 방송, 햇수로 2년째다. 100회를 맞는 제작진과 전현무 성시경 유세윤 세 MC는 겸허히 비판을 받아들였고, 단단한 각오를 내보였다. 
[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최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비정상회담’ 100회 기자간담회에 세 MC와 김희정 PD가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선 초반부터 강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타성에 젖어 초심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질문이 먼저였다. ‘비정상 회담’은 에네스카야 사태, 기미가요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린 데다 패널 교체에도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선함은 반감되고 뻔한 예능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정 PD는 “요즘 고민을 많이 하는 시기”라며 “처음과 달리 왜 이렇게 밋밋해졌냐고 하는데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게 제 역할이고 제작진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MC 전현무는 “범 세계적인 이야기를 다뤘는데 소재가 많이 겹친 것 같다”는 한계를 언급하며 “제작진과 얘기된 건 아니지만 방향을 좀 바꿔야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희정 PD는 “포맷변화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게 없다”며 “초심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면 저희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 PD는 프로그램은 “밋밋해졌다기보다는 익숙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PD는 “시청자 분들이 사석에서 이 친구들(외국인 패널)을 만나면 ‘Hi’라고 인사를 했는데 이제는 ‘안녕하세요’라고 한다”며 “그만큼 가깝게 느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의 ‘비정상회담’이 개인기를 보여주기나 개그적 요소가 늘어 한국적인 예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전현무는 “우리는 예능”이라며 “한국적인 예능 요소를 보여주는 게 나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웃기기만 하고 각자 나라를 대변 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을 것”이라며 “샘에게도 ‘너 그러면 안돼. 개그맨 아니야’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편집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본인 나라들에 대해서 엄청 공부를 하고 온다”며 “방송에서는 재미있는 부분만 나와서 그렇지 유익한 얘기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김 PD는 “한국적으로 변했다고 말하는 게 잘 맞는지 모르겠다”며 “익숙해진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누가 원조냐’를 두고도 굉장히 많이 싸웠는데 이제는 ‘저 나라는 역사가 있어서 그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고 이해한다”며 “장위안도 처음에 중국만 오직 옳다고 했는데 나중에 그게 부끄러웠다며 눈물을 흘린 것처럼 그게 한국화됐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아직 새로운 코너나 포맷은 결정된 바가 없다지만 이 자리를 통해 제작진과 MC들은 2년간 함께 하며 느낀 바를 공유하며 초심을 다잡았다.

전현무는 “요즘 예능이 오래가기 힘든데 이렇게 오래 간다는 게 참 놀라울 일”이라며 “‘미수다 짝퉁 아니냐’고 말했던 제 입이 부끄러울 정도로 감개무량하고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유세윤은 “배경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와 닿았고 정말 많이 배웠다”며 “앞으로는 인간의 본성,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시경은 “비정상들도 한국화되지 않았나 싶었는데 시청자들도 익숙해진 것 같다”며 “처음의 강렬한 인상이 분명 있었고 역치점은 점점 줄어들겠지만 재미 있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정상회담’은 오는 30일 100회를 방송한다. 그 동안의 비정상 패널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100번의 토론, 그 역치점과 자극은 분명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장은 분명 의미 있다. 100회까지 달려온 ‘비정상’을 응원하는 이유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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