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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꺼리는 대한민국 ①] 황금연휴 외식 중 한식은 몇 끼나? 밥 안먹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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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낀 4일간의 황금연휴는 외식업계에도 ‘황금 대목’이다. 이 황금연휴 중 한식으로 끼니를 해결한 횟수는 몇 번이나 될까. 지난해 통계를 보자면 국민 1인당 8번이 채 안될 것이다. 한국인들은 밥을 하루 두 공기도 채 먹지 않으니 말이다.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62.9㎏이었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72.4g이었다. 보통 집에서 푸는 밥 한 공기의 용량을 100~120g으로 잡으니, 국민 1인이 하루에 밥 2공기를 채 먹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백미가 아닌 잡곡을 섞어먹는 추세가 지속되다보니 쌀 소비량이 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쌀과 기타 양곡을 포함한 1인당 전체 양곡 소비량을 봐도 71.7㎏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사실상 밥을 먹는 일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5년에는 1인당 쌀 소비량이 128.1㎏이었다. 이후 30년 동안 쌀 소비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은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개념이 뚜렷했던 때와 달리, 최근에는 바쁜 아침에 밥을 챙겨먹는 일도 많지 않아졌다. 점심, 저녁을 먹더라도 파스타나 중국 음식, 고기 등 밥을 대체할만한 메뉴가 충분하다.

이 같은 추세 때문인지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빵 매출액이 쌀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마트에서 쌀은 매출 순위로 15위에 그쳤고, 식빵 등 빵류는 10위를 차지했다.

쌀 소비가 부진해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넘치는 재고량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와 리얼푸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산지 유통업체 재고량은 121만5000t, 농협 재고량은 109만6000t, 민간미곡종합처리장 재고량은 12만t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적게는 8%, 많게는 25%까지 늘어난 수준이었다.


정부는 쌀 값 폭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말 20만t의 쌀을 격리한데 이어, 올해 벌써 15만7000t을 추가격리하기로 했다. 고스란히 재고량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양곡 보관창고에 있는 재고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0만t. 적정 수준인 80만t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쌀 재고량은 의무수입 때문에 더 많아질 전망이어서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국내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기 위해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쌀 관세화 유예’로 인해, 국내 쌀 의무 수입량은 1995년 5만1000t에서 2014년 40만9000t으로 8배나 늘었다. 곳간이 미어터지는 와중에 쌀 시장 개방이란 큰 파고를 피하기 위해 쌀을 더 들이는 역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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