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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서 황산 테러 한달 ②] 폭력에 노출된 우리 경찰, 그럼 해외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시민들의 안전과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는 일선 관서인 파출소가 예상치 못한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은해외에서도 누차 지적돼 왔다. 이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사를 위한 공간과 민원 상담을 위한 공간을 분리해 경찰관들의 안전도 확보하면서 시민들에게는 열린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 어느 일요일 오후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파출소에 괴한이 들어와 샷건을 난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파출소 복도를 아무 제지 없이 지나던 이 괴한은 여성 경사와 파출소장에게 총상을 입혔고 안내 접수대로 달려가 또다른 경찰관 2명에게 총을발사하다 사살됐다.

디트로이트 경찰국은 이 사건이 담긴 폐쇄회로(CC)TV의 영상을 즉시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본 시민들은 파출소를 포함한 경찰관서의 보안 대책이 심각하다고 느꼈고 접수대를 기준으로 경찰과 민원인을 가르는 방탄유리를 설치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지난달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벌어진 황산 테러 사건 이후 경찰서의 보안은 강화됐지만 일선 파출소는 여전히 외부 공격에 취약한 상태다. 미국은 파출소의 경우에도 철저한 구역 분리를 통해 경찰관의 안전을 확보한다. 지난 2013년 리모델링된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파출소.

이후 미국은 일선 지구대급 관서에도 아예 지을 때 구역을 나눈다. 피의자가 있는 공간과 단순 민원인이 있는 공간, 그리고 서류 발급을 하는 공간을 철저히 나눈다“면서 “피의자가 있는 공간에는 투명 아크릴판, CCTV, 녹음 장비 등 안전장비를 설치한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경찰들의 안전과 예방 차원에서라면 선제적으로 물리적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1871년에 지어진 미 뉴욕 센트럴파크 파출소은 이같은 문제의식에 힘입어 2013년 새롭게 리모델링 된 경우다. 뉴욕 시는 한해 400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센트럴파크의 치안을 책임지는 이 파출소의 건물이 너무 낡고 외부 침입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판단 아래 약 6억원의 거금을 들여 이곳을 리모델링했다.

새롭게 단장된 파출소는 기존의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에는 조사실과 유치장을 설치했고 일반인들이 드나드는 로비에는 곳곳에 44구경 매그넘 탄환을 막을 수 있는 방탄유리가 설치됐다.

우리나라 역시 총기소지가 자유로운 미국 수준은 아니더라도 파출소 구조 변경이 시급하다는 것이전문가들의 조언. 이웅혁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경찰서 뿐만 아니라 지구대급에서도 조사가 이뤄지는 구역과 민원 접수하는 구역이 제대로 나눠지지 않으면 황산테러와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파출소의 시설 뿐만 아니라 구역에 따른 근무 규정도 다르다. 가령 경관들은 피의자를 조사하는 구역에서는 실내에서도 방검복을 입게 돼 있지만 서류접수나 상담 구역에서는 방검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편하게 입어 민원인들의 불편을 줄이도록 한다. 일본에서도 일선 파출소와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경관들은 항시 방검복을 착용한다.

그외에 호주범죄학회는 캡사이신 스프레이나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한 교란 방지, 근무 중 전염병 예방 등 경찰관의 안전과 건강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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