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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유일호와 이주열…구조조정 이견 조율?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기업 구조조정 재원마련과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났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제19차 ‘ASEAN+3(한중일)’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었고, 포토세션에서도 인사를 나누었다. 하지만 국내 최대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어떠한 이야기가 나누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 부총리는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이 총재와 공식행사 이외에 따로 회동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이견을 조율할 ‘프랑크푸르트 협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났지만,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총재가 지난 2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지만, 시각차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관계기관 협의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부총리는 ‘아세안+3’ 회의에 앞서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역할을 강한 톤으로 주문했다.

유 부총리는 특히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구조조정을 지원하려면 ‘사회적 합의’나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질문이 나오자 “국민적 공감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국민적 합의를 거론한 한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어 “기억나는 것은 한국은행이 얼마 전부터 구조조정에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국책은행 지원은 기본적으로 재정의 역할’이라는 종전 한은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국책은행 출자는 통상 재정이 한다”면서도 “경제 정책은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한은을 압박했다.

이처럼 유 부총리가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한은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함에 따라 한은으로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부와 각을 세우거나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질 수 있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TF)가 4일 개최될 예정이지만, 회의 장소는 물론 회의 시간조차 유동적일 정도로 조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의 최대현안인 구조조정이 시급함에도 정부와 한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할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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