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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커 급증 반갑지만 싸구려 이미지 벗는 게 급선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 游客) 수가 65만명이 넘은 것으로 관광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30~5월2일)가 포함된 것이긴 하지만 월 단위로 이렇게 많은 유커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주춤했던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완전히 정상을 되찾았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관광 당국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800만명, 2020년에는 1000만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커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어려운 우리 경제에 단비와도 같은 고마운 일이다. 손님들이 편안하게 머물고 좋은 인상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당국과 업계는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유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우리 관광 현실을 생각하면 많은 걱정이 앞선다.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다시 찾는 재방문율이 2012년까지만 해도 30% 정도는 됐는데, 이제는 20%선 지키기도 힘들 정도로 크게 떨어지고 있다. 체재 기간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한국 관광에 실망한 유커들이 많다는 얘기다. 두말할 것 없이 싸구려와 바가지가 그 원흉이다. 호텔비는 고사하고 왕복 항공료도 안되는 싼 값에 일단 관광객을 유치한 뒤 강제 쇼핑과 바가지 요금으로 본전을 뽑으려는 상술에 유커들이 혀를 내 두르는 것이다. 이런 좋지 않은 인상만 잔뜩 안고 돌아가니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싹 가실만도 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류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서 ‘유커 1000만명 시대’가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여행과 쇼핑이 싸구려란 이미지를 떨쳐내는 게 급선무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출혈 과당 경쟁을 줄이려면 여행사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신고제로 돼 있는 여행사를 허가제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저질 상품을 양산하는 시장 구조를 확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은 우리의 최대 미래성장 동력으로 외래 관광객 2000만명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의 하나다. 그리고 그 중심이 유커다.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서는 여행 품질 관리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비자 제도 개선과 추가 세제혜택 등 유커를 위한 과감한 정책적 배려도 고려해 볼 때가 됐다. 자칫 태국, 일본, 대만 등과의 유커 유치 경쟁에서 더 밀리면 우리 관광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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