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연구 수행, 세계 최고 권위 저널 ‘네이처’에 게재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국내 연구진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환자 전장유전체(전체 유전자 염기서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에 발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영국 웰컴트러스트 재단 및 국제 암 유전체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공구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Stratton 박사팀의 공동 주도로 12개국 48개 기관이 참여했다.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는 환자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암 발생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환자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positive) 및 음성(negative) 유방암에서의 주요 암 유전자 현황 상위 30개. 유방암 560 사례에서 발견되는 주요 암 유전자들의 유전변이를 유방암 타입(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별로 정리한 그림. TP53 유전자에서 가장 많은 변이가 발견되며, 전체 패턴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과 음성에 따라 다르다. |
이번 연구는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해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93개를 확인했고, 암을 유발하는 1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93개의 유방암 유발 유전자 중 특별히 10개 유전자에 유전적 변이가 집중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또 유방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에서도 높은 빈도의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Protein non-coding region)은 유전체 중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는 영역으로 전체 유전체의 약 95%를 차지한다. 전장유전체 해독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또 암 유전체의 변이 특성 분석을 통해 12개의 치환변이(DNA 염기가 다른 염기로 치환되는 변이)와 6개의 구조변이(유전체의 특정 영역이 구조적으로 바뀌는 변이)를 발견했다. 이 중 유전적 변이 발생 시 원상복구하는 기능(DNA 수복기전)과 관련된 유전자와 APOBEC 탈아민화효소(바이러스의 DNA와 RNA에 변화를 만들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암 발병 가능성이 높음) 유전자의 변이가 유방암에 특이적인 유전적 변이 특성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내 연구를 이끈 공구 교수는 “유방암 발암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준비한 것”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유방암에 대한 발암 기전과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돼 맞춤형 암치료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정밀의료를 실현하는데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연구 성과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유전체 분석연구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총 66억원의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3일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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