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이란 두 나라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ICT)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대폭 확대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이란 과학연구기술부는 2일(이하 현지 시간) 두 나라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초, 응용과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구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두 부처는 협력 논의 공식 채널인 한ㆍ이란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내년에 최초로 개최하고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ICT 분야에서 두 나라는 지난 1990년에 체결한 한ㆍ이란 ICT 협력 MOU를 올해 안에 개정하기로 하고, 그 동안 중단됐던 ICT 협력위원회의 재개에도 합의했다. 개정되는 양해각서에는 상호 기업 진출 지원 등 세부 협력 활동도 포함된다.

정보통신방송 분야 협력을 위한 공식 협의채널인 ICT 협력위원회도 재개된다. 협력위원회는 지난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총 6차례 열린 이후 대(對)이란 핵 제재 동참에 따라 잠정 중단된 상태다.

▶KT, SKT 통신기업 대거 진출=미래부는 특히 ”이란 ICT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유망한 지역으로 특히 초고속 인터넷 구축을 비롯한 통신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올해 3월 발간한 ‘이란 ICT 시장 환경 분석’에 따르면, 이란 모바일 가입자는 지난 2015년 1억2900만명에서 2020년까지 1억5200만명으로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BMI는 이란 브로드밴드 시장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5.5% 성장률을 예상했다.

이와 관련 KT,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들도 경제 제재 이후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이란 정보통신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제재 기간 중에도 이란 1위 통신사인 TCI에 통신망 설계ㆍ운용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신뢰관계를 쌓아온 KT는 2일 이란 제1 통신사인 TCI와 사업협력 확대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또한 SK텔레콤은 이란 에너지부와 사물인터넷 사업협력 MOU 체결을 통해 테헤란 핵심 지역 15개 대형 빌딩을 대상으로 IoT 기술을 활용한 원격 전력 제어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또 현지 가스공사와도 5000세대 규모의 가스검침 시범사업 추진에 합의하고 상수도, 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로 IoT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TRI 등 연구기관도 상륙=미래부 산하의 연구기관들도 이란의 우수 대학 및 연구기관 등과 양해각서를 맺고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ICT 투자기관인 테미인베스트(TEMInvest)와 ICT 기술 공동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내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동반진출 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일 테헤란 대학교와 포괄적 연구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래 대체에너지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의 개발을 위한 연구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2일 아락 대학교와 경량금속소재 공동연구 및 기술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우리 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경량금속’ 원천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오는 5일 이란석유연구소와 이란 내 유전개발을 위한 지질 분석 공동연구를 골자로 MOU를 체결하고, 이를 통해 우리 석유개발 기업들의 이란 진출 시 양질의 기술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란은 경제 제재 이전에는 특히 ICT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이 진행되었던 중동 지역 거점 협력국으로, 미래부는 이번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우리의 우수한 과학기술과 ICT 기업의 중동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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