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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차와의 달콤·쌉쌀한 첫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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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만 쓰는 다즐링·향 첨가된 얼그레이 등 찻잎 배합따라 3가지로 분류
맛있게 마시는법?  ‘2·4·3법’ 활용·상미기한 꼭 지켜야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익숙한 듯 낯선 ‘홍차’.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 사랑받는 차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커피에 비해 설 자리가 좁다. 그러나 다가가기 어려운 차는 아니다. 종류가 다양해 쌉싸름하고 깔끔한 맛을 원하는 사람도, 달콤한 향을 즐기는 사람도, 물과 같이 순한 차를 좋아하는 사람도 취향에 맞는 홍차 하나쯤은 찾아볼 수 있다. 홍차의 세계에 첫 발을 들일 때 알아두면 좋을 ‘입문 상식’을 전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3RF]

홍차, 어떻게 나뉠까

홍차는 찻잎의 발효 정도에 따라 붙은 이름이다. 찻잎이 80% 이상 발효된 강(强)발효차를 홍차라고 한다. 이를 몇 가지 기준을 두고 세부적으로 분류하는데 찻잎의 배합에 따라 나누면 크게 세 가지다. 한 원산지의 찻잎만을 이용한 홍차는 ‘스트레이트(straight)’라고 한다. 산지의 이름이 붙은 경우가 많은데 다즐링, 아쌈, 닐기리, 실론 등이 그 예다. 이 중 ‘홍차의 샴페인’으로도 불리는 인도의 다즐링, 중국의 기문, 스리랑카의 우바가 세계 3대 홍차로 꼽힌다.

비용 절감, 일정한 품질 유지 등을 목적으로 여러 산지의 찻잎을 섞어 만든 홍차는 ‘블렌디드(blended)’라고 부른다. 이러한 홍차 찻잎들에 과일이나 초콜릿, 바닐라 등 각종 향을 첨가한 차를 ‘플레이버드(flavored)’라고 칭한다. 달리 말하면 ‘가향차’다. 가향차는 영국보다는 프랑스에서 특히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가되는 향의 종류는 수 백 종도 넘는다. 딸기향, 사과향, 시트러스향 등 과일향이나 허브향, 꽃향기 등 익숙한 향부터 마카롱, 마들렌, 휘낭시에 등 디저트의 맛을 구현해낸 차도 있다. 베르가못향을 입힌 ‘얼 그레이’는 널리 알려져 있는 가향 홍차다.

홍차를 우려내는 방법에 따른 분류도 있다. 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고 차만 내려 마시는 것을 ‘스트레이트’로 마신다고 표현하고, 우유를 섞어 밀크티로 마시거나 설탕, 향신료 등을 섞어 마시는 차를 ‘배리에이션’으로 칭한다.

이 밖에도 찻잎의 크기나 분쇄 상태, 채엽 부위에 따라 분류하거나 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이 중 FOP라고 적힌 것은 홍차 가지 끝의 새싹을 뜻하는 팁(Tip), 그 바로 아래 위치한 작은 잎인 OP(Orange Pekoe)로만 만들어진 고급 홍차를 뜻한다.


홍차 마시는 방법은

이러한 홍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소위 ‘정석’이라 부르는 방법이 존재는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2-4-3 법칙이다. 2g의 차를, 400㎖의 물에 넣고, 3분간 우려내면 된다는 의미다. 3-3-3의 법칙을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가지 법칙을 고집하기보다는 각 차의 특성을 고려해 마시는 것이 좋다. 차의 포장을 보면 각각의 차를 가장 맛있게 우려내는 방법이 적혀 있기도 하다.

티백이 아닌 잎차의 경우 스트레이너나 티 인퓨저 등의 도구를 사용한다. 스트레이너는 우려낸 차를 컵에 따를 때 잎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구멍이 촘촘해야 액체만 깔끔하게 걸러낼 수 있다. 인퓨저는 찻잎을 소량 담아 물에 담글 수 있도록 된 작은 도구인데 표면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잎이 빠져 나오지 않으면서도 차를 우려낼 수 있다. 인퓨저의 절반 정도를 찻잎으로 채워주는 것이 좋다.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기발한 디자인을 접목시킨 아이디어 상품도 많다. 시중에서는 스테인리스와 실리콘으로 만든 인퓨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시는 법’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홍차와 우유를 섞은 밀크티다. 한국에서 탕수육과 관련해 ‘부먹찍먹’ 논쟁이 있는 것처럼 영국에서는 ‘우유 먼저, 홍차 먼저’ 논쟁이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우유를 컵에 먼저 붓고 홍차를 붓는 것이 맞는지, 그 반대 순서가 맞는지를 두고 사람들의 입장이 양분됐다. 나름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는 했다. 영국왕립화학협회에 따르면 우유를 먼저 넣은 후 차를 넣어야 우유의 열변성이 일어나지 않아 맛있는 밀크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영국표준협회(BSI)가 오래 전 마련했던 표준 지침 또한 우유를 먼저 부으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우유 먼저파’와 ‘홍차 먼저파’의 논쟁은 여전하다.



홍차, 보관법과 효능

홍차를 가장 맛있는 상태로 즐기기 위해서는 ‘상미기한’에 주의해야 한다. 상미기한이란 홍차 고유의 향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품질 유지 기한을 뜻한다.

이 기한을 넘겨도 마시는 것은 가능하지만 본래 기대했던 홍차의 맛을 그대로 느끼기는 어렵다. 최대한 본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녹차에 비해 향을 쉽게 잃는 홍차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잎차의 경우 차를 덜어낼 때마다 공기에 노출시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소량씩 나눠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호 식품이지만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노화 예방 효과가 대표적이다.

이진수 저 홍차 강의에 따르면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홍차에 다량 포함된 카테킨 성분이 유해 산소의 활동을 억제한다. 심장질환과 동맥경화, 암,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항바이러스, 항염증 기능이 있어 체내 유해균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된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주고 지방 연소를 도와 체중 조절을 위해서도 추천할 만한 음료다.

카페인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커피와 비교하면 함유량이 40% 수준이다. 또 홍차에 포함된 테아닌 성분이 카페인의 작용을 중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그러나 카페인이 없는 음료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만큼 임산부 등 카페인 섭취량에 유념해야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치아에 홍차는 양날의 검이다. 불소 성분이 포함돼 있어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탄닌 성분때문에 치아 변색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서도 홍차의 효능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홍차와 꿀은 궁합이 맞지 않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홍차의 탄닌 성분이 꿀에 든 철분과 만나 탄닌산철로 변하면서 두 성분 모두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철분이 포함된 약도 홍차와 함께 삼키지 않는 것이 좋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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